[주말&] 급 추위 예행연습, 이때다 ‘김치우동’
‘새미네부엌’ 요리연구소 제공
갑자기 덥더니 갑자기 춥다. 어제까지만 해도 가벼운 겉옷 하나면 충분했던 것 같은데, 아침에 현관문을 열면 코끝부터 서늘한 공기가 파고든다.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두툼한 외투를 꺼내 입고,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여 보지만 어딘가 허전하다. 이럴 때 생각나는 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물 요리. 특히 잘 익은 김치를 달달 볶아 끓여 낸 김치우동이라면,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 또한 조금은 반가울 것만 같은 기분.
김치우동의 매력이란, 익숙한 재료가 만들어 내는 깊은 맛에 있다. 냉장고 속에는 늘 김치가 있고, 냉동실에는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우동면이 있었다. 거기에 어묵 몇 장과 대파 한 대만 더하면 제법 든든한 한 끼가 완성되는 데다 특별한 재료를 사러 나갈 필요도, 복잡한 조리법을 익힐 필요도 없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장보기부터 요리까지 모든 과정이 번잡스럽게 느껴질 때, 그런 날의 수고를 덜어주는 고마운 음식이다.
물론 간단하다고 해서 맛까지 단순한 것은 아니다.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어슷하게 썬 대파와 먹기 좋게 자른 김치를 넣어 중약불에서 3분 정도 볶아 단맛과 감칠맛, 시원하고 깊은 맛까지 두루 내준다. 이때부터 시작되는 기분 좋은 맛의 향기. 기름에 닿은 대파에서 달큰한 향이 올라오고, 김치는 새콤한 냄새를 풍기며 한층 진하게 익어 간다. 일순 볶는 과정을 곁들이면, 생김치로 바로 국물을 내는 것과는 다른 깊이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새미네부엌’ 요리연구소 제공
김치와 대파가 충분히 볶아졌다면 물 1ℓ를 붓고 참치액 2스푼, 진간장 5스푼, 설탕 ⅓스푼을 넣는다. 더불어 한입 크기로 자른 어묵도 함께 넣어 10분 정도 끓인다. 참치액의 감칠맛과 간장의 짭조름한 풍미가 김치의 새콤함과 어우러지고, 설탕은 맛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다듬는다. 보글보글 끓는 냄비를 바라보고 있으면 국물 맛이 차곡차곡 쌓이는 듯하다. 어묵에서 우러나는 맛까지 더해지면 별다른 육수를 준비하지 않아도 제법 묵직하고 시원한 국물이 금세 다 되었다.
그사이 우동면은 따로 끓는 물에 1~3분 정도 데쳐 둔다. 면을 국물에 바로 넣으면 전분 때문에 국물이 탁해질 수 있으니, 미리 데쳐 물기를 빼두는 것이 좋다. 준비한 우동면을 냄비에 넣고 5분 정도 더 끓이면 탱글탱글한 면발에 얼큰한 국물이 배어든다. 마지막으로 쑥갓을 얹으면 특유의 향긋함이 더해져 한층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쑥갓이 없다면 김가루나 통깨를 올려도 그만. 혹은 팽이버섯이나 유부, 고추를 더해 취향에 맞게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이제 그릇에 우동을 넉넉하게 담는다. 하얀 김이 서서히 피어오르는 우동.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입 떠먹으면 처음에는 얼큰한 맛이 입안을 감싸고, 뒤이어 볶은 대파의 은근한 단맛과 어묵의 감칠맛이 따라온다. 젓가락으로 우동면을 들어 후루룩 먹고, 중간중간 사각사각 씹히는 김치를 곁들이면 그 자체로 너무나 충분하다. 열 오른 그릇을 감싸 쥐고 뜨거운 국물을 마시는 순간만큼은 바깥의 찬 바람 따위, 전부 잊어버릴지니.
추운 날의 국물 요리에는 배를 채우는 것 이상의 역할이 있다. 온종일 움츠러들었던 몸을 풀어주고, 바쁘게 흘러가던 마음에 잠깐의 여유를 건네는 일. 값비싼 식재료나 오랜 정성이 없어도 괜찮다. 갑자기 추워진 날, 냉장고 열고 재료들 툭툭 꺼내 갑자기 만들어 보는 김치우동. 손쉽게 열기를 채워주는 요리를 예행연습해두면 겨울을 맞이하는 마음이 더없이 든든해진다. ‘김치우동’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 급 추위 예행연습, ‘김치우동’ 재료
우동면 2봉 (260g), 김치 1컵 (150g), 식용유 1스푼 (10g), 물 5컵 (1ℓ), 어묵 2장 (100g), 대파 1대 (100g)
양념 = 연두 참치액 국무침용 2스푼 (20g), 새미네부엌 진간장 5스푼 (50g), 설탕 ⅓스푼 (3g)
토핑(선택) = 쑥갓 6줄 (30g)
‘새미네부엌’ 요리연구소 제공
✅ 급 추위 예행연습, ‘김치우동’ 만들기
1. 대파는 어슷 썰고 쑥갓은 4㎝ 길이로 썰어요. 어묵과 김치는 한입 크기로 썰어요.
2. 우동면이 잠길 정도의 끓는 물에 우동면을 넣어 중약불에서 3분간 데친 후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해요.
3. 중약불에서 예열한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대파에 김치를 넣고 3분간 볶아요.
4. 냄비에 물(1ℓ)과 양념(참치액, 진간장, 설탕), 어묵을 넣어 10분간 끓인 후 데친 우동을 넣어 5분간 더 끓여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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