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딥시크, 미국 압박에도 거뜬…화웨이와 협력으로 독자노선 성공할까
인공지능(AI) 문구와 함께 중국 AI 기업 딥시크 로고가 보이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함께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AI 기술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수출 통제 등 여러 압박을 가한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중국산 칩을 기반으로 한 독자적 AI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화웨이 엔지니어들이 딥시크 사무실에 상주하면서 반도체 설계 과정에 딥시크의 요청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AI 모델이 데이터를 계산하고 전송하는 방식 등이 포함됐다. 딥시크가 화웨이에서 완성된 반도체를 구매하는 게 아니라 딥시크의 AI 모델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화웨이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량원펑 딥시크 최고경영자(CEO)도 투자자 회의에서 중국산 칩을 AI 모델 학습에 더 많이 활용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딥시크는 올해 말부터 화웨이의 최신 AI 칩인 어센드 950DT를 활용해 모델 사전학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 수출을 규제해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저사양 반도체 H20 등 일부만 사용할 수 있었다. 대규모 AI 모델 학습엔 엔비디아 칩을, 연산 부담이 적은 모델 실행과 추론에는 화웨이 등 중국산 칩을 사용했다. 그러나 딥시크가 화웨이와 협력해 학습까지 가능한 자체 AI 칩을 개발하면 미국의 수출 통제나 엔비디아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딥시크는 지난 4월 화웨이 칩에 최적화한 AI 모델 V4를 공개한 바 있다.
딥시크는 지난달 화웨이 어센드용 프로그래밍 도구를 화웨이와 공동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엔비디아의 쿠다(CUDA)에 맞서려는 시도다. 딥시크는 지난 20일 AI 모델이 답변을 생성할 때 AI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딥인퍼를 자체 개발해 공개했는데 이 도구도 엔비디아 뿐 아니라 화웨이 AI 반도체까지 지원한다.
다만 딥시크와 화웨이가 협력해 자체 AI 칩을 개발하더라도 엔비디아 칩의 성능을 따라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는 네이멍구자치구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화웨이의 AI 칩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의 AI 모델 성능과 시장 점유율은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AI 모델 분석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10월 둘째주 전 세계 AI 모델이 처리한 토큰(AI 정보 처리나 답변 생성 비용) 사용량을 기준으로 1위가 딥시크의 V4.1 플래시였다. 그 다음은 즈푸AI의 GLM 5.3 플래시, 샤오미의 미모-V2.6-플래시 등 중국 모델들이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로 봐도 딥시크가 24.4%로 1위였고, 구글, 오픈AI, 즈푸AI, 알리바바 큐원, 앤트로픽 순이었다.
중국경제전문가인 임선영 마니퀀트 대표는 “딥시크는 화웨이 기반의 연구 논문을 내고 화웨이는 딥시크 위주로 칩 개발을 하는 등 엔비디아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두 회사가 함께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딥시크가 건설하는 데이터센터도 화웨이를 기반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딥시크의 V4.1 플래시 모델은 GPT-6 아스트라(오픈AI)나 클로드 페이블(앤트로픽)에 육박하는 성능을 내면서 비용은 싸고 여러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 회사들과 영어권 개발자들조차 딥시크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AI 시장 지배력이 위협적이라고 봤다.
지난 7월 1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 컨퍼런스에 화웨이 로고가 붙어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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