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부터 개통까지 12년···신압록강대교에 반영된 북·중관계
신압록강대교. 2025년 7월 촬영. 단둥|박은하 특파원
중국이 15일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을 개최한다고 발표하면서 완공 후 12년간 미뤄졌던 개통이 마침내 이뤄지게 됐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마찰과 협력을 반복하며 굴곡을 겪었던 북·중 관계가 최근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개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먼저 제의한 쪽은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2003년 ‘동북지역 등 구공업기지 진흥전략 실시에 대한 몇 가지 의견’을 하달하고 동북진흥계획을 추진했다. 계획에는 국경지대 산업단지·물류기지 구축과 두만강을 통한 동해 수출항 확보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은 동북아 협력과 국경무역 활성화를 통해 개혁·개방 이후 동남부 지역에 비해 발전이 뒤처진 동북 지역의 경제·산업을 끌어올리고자 했다.
중국은 2007년 초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중국의 공사비 전액 부담을 전제로 새로운 교량 건설을 제의했다. 북·중 무역의 70%는 단둥에서 이뤄지는데, 1937년에 개통한 기존 압록강철교(조중우의교)가 노후화돼 물류 병목 현상이 불거져 왔다. 당시 북한 측은 확답하지 않았다.
원자바오 총리가 2009년 10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평양을 방문하면서 양측은 ‘북·중 경제기술 합작 협정서’를 체결하고 교량 건설에 합의했다. 러시아는 2008년 4월 북한의 나진항 부두 개발권을 확보하며 물류기지 구축에 한발 앞서 나가고 있었다.
신압록강대교 본체는 2010년 12월 말에 착공해 2014년 10월 완공됐다. 사업비 22억위안(약 440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북측 연결 도로와 세관 시설이 완공되지 않아 개통은 미뤄졌다.
2012년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와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같은 해 12월 장성택 처형이 이어지면서 중국 측의 불만이 고조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한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는 관례를 깨고 2014년 7월 한국을 먼저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냉각됐다.
북한이 2016~2017년 세 차례의 핵실험을 하는 동안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에 연달아 찬성표를 던지고, 미국과 공조해 제재를 엄격하게 집행했다.
북·중 관계는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회복됐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고 북·미대화 국면이 열리면서 양국의 전략공조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의 회담이 2018~2019년 5차례 열렸다.
이 기간에도 신압록강대교 개통에는 진척이 없었다. 북한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국경을 전면 봉쇄해 공사 여력이 없었다. 국경을 재개방한 2023년 이후에도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하면서 북·중관계는 한동안 미묘한 기류를 보였다. 북·중 수교 75주년인 2024년 양국 관계는 별다른 이벤트 없이 지나갔다.
김 위원장이 2025년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해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양국은 전략적 협력을 재확인했다. 북·중 간 정기 여객 열차와 항공 노선이 올해 들어 복원됐다. 시 주석이 올해 6월 평양을 답방하면서 신압록강대교 개통 움직임은 급물살을 탔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늦어진 배경에는 북한의 대중국 경제 종속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압록강대교 개통에 앞서 지난달 7일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자동차 전용도로인 두만강대교가 개통했다. 북한은 단체관광 비자도 러시아에 먼저 개방했다. 중국인의 북한 단체관광은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주변국과 교역을 확대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늦어진 것은 북한 측 사정 때문으로 봐야 한다”며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자신감을 가진 한편, 북·미대화가 거론되는 국면에서 두만강대교 개통과 상응하는 조치로 중·러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필요성에 따라 개통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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