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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8, 2026

DMZ 영토주권 부정까지…주한미군사령관 ‘튀는 입’ 2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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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10월 14일 워싱턴디시에서 미국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10월 14일 워싱턴디시에서 미국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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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됐습니다. ‘재조선 미국 육군사령부 군정청’(미군정)이 조선총독부로부터 행정권 등을 넘겨받아 우리나라를 통치했습니다. 미국 육군 24군단장 존 하지 중장이 군정청장이었습니다. 군정청장은 조선 총독과 비슷한 존재였습니다.

미군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결성한 건국준비위원회(건준)와 인민위원회를 해산하고 직접 통치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너무 무능해서 여러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미군정은 1948년 8월15일 우리 정부가 수립되면서 끝났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957년 설립됐습니다. 조지 데커 대장이 초대 사령관이었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은 처음에 유엔군사령관과 미8군사령관을 겸직했습니다. 지금은 유엔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령관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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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령관의 권한은 막강합니다. 말 한마디가 한반도 정세와 한-미 동맹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역대 사령관들이 언행을 신중히 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였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은 27대 주한미군사령관입니다. 2024년 12월 부임했습니다. 그런데 역대 사령관들과는 전혀 다른 언행을 보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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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이 확실히 변했다.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야 하는 새 기준이 생겼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트럼프 대통령 임기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브런슨은 전작권 환수에 자신은 찬성이라고 말했지만, 속내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은 4성 장군입니다. 우리나라가 전작권을 환수하면 미 육군의 4성 장군 자리가 하나 없어집니다. 미국 고위 장성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작권 환수의 조건과 기준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이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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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은 이런 말도 했습니다.

“(한-미 연합 훈련을) 한반도 전역을 쓰는 분산·기동형 훈련으로 바꿔야 한다.”

“한국의 방위 산업과 조선 역량을 지역 지속 지원 허브로 삼아야 한다.”

“다영역특임단(MDTF)의 한반도 배치는 절대적으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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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작전 환경뿐 아니라 더 넓은 주변 환경까지 이해하고자 한다. 지도에 선 하나를 그어보면 베이징에서 서울까지의 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다영역특임단 한반도 배치를 기정사실로 하는 발언입니다. 다영역특임단은 정보·감시·정찰과 우주·사이버·전자전, 장거리 정밀타격을 결합하는 미 육군 부대입니다. 브런슨의 의도는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로 확대하려는 것 같습니다.

브런슨은 지난 5월에도 “한국은 중국 입장에서 단검(dagger)”이라고 발언해 외교적 파문을 일으킨 일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브런슨은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우리가 처한 작전 환경을 설명하려던 것이었다. 과거 한국을 일본을 겨냥한 단검에 비유했던 시대의 표현을 인용한 것이다. 당시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은 지역의 변화하는 관점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는 강력해야 하고 대한민국 내 군사 역량도 갖춰야 하지만, 동시에 그러한 (타국의) 시각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저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브런슨은 이런 말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나는가.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 보면 내 생각에 대한민국은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주권이 무엇인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놓고 계속 논의하고 있다.”

지난 9월 9일 진영승 합참의장(가운데)과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한미연합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오른쪽)이 동부전선 감시초소(GP)와 일반전초(GOP) 부대를 방문하여 비무장지대 작전 상황을 확인하고, 최전방 경계작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지난 9월 9일 진영승 합참의장(가운데)과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한미연합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오른쪽)이 동부전선 감시초소(GP)와 일반전초(GOP) 부대를 방문하여 비무장지대 작전 상황을 확인하고, 최전방 경계작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비무장지대에 대한 대한민국의 영토 주권을 부정하는 발언입니다. 브런슨의 바로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리 군이 북한군의 지뢰 매설을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해도 유엔사가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던 것 같습니다. 유엔사는 지뢰 폭발 사건 이후에야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한심하고 무책임하기 짝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있습니다. 대한민국 군 통수권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그런데도 브런슨은 마치 자기가 군정청장이나 우리나라를 통치하는 총독이라도 된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습니다. 브런슨이 이처럼 막 나가는 이유가 뭘까요? 두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첫째, 개인 일탈론입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대 사령관들도 이렇게 전작권 조건 강화를 계속 요구는 했거든요. 그런데 역대 사령관들은 입이 무거웠잖아요. 그런 걸 표현을 하지 않고. 그런데 브런슨 사령관은 막 이런 것들을 얘기하고 한반도를 군사적인 측면으로만 얘기해서 우리 국민을 분노케 할 때가 많지 않습니까?”

둘째, 미국 국익론입니다. 동맹을 비용으로 환산하는 트럼프와 미 군부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알래스카 투자나 대중국 견제 등 미국의 국익을 관철하기 위해 군사적 카드를 지렛대로 쓰고 있다는 시각입니다.

저는 두 가지 해석이 다 가능하지만 미국 국익론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브런슨이 앞으로 입을 다물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브런슨을 욕해봐야 소용없다는 얘깁니다.

문제는 브런슨을 대하는 우리 정치인과 언론입니다. 브런슨의 발언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국경선 요새화를 강행하고 있다. 이러한 안보 환경 급변에 대응하여, 전작권 전환을 위한 평가 기준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국방력과 연합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전작권 전환은 김정은만 좋아할 일이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전작권 전환은 백해무익이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이렇게 논평했습니다.

“전작권 전환은 정권의 치적 쌓기용 이벤트가 아니라 국가 존망이 걸린 안보 중대사다. 안보 조건도 갖추지 못한 채 정치적 시간표만 앞세우는 졸속 전환은 적만 이롭게 하는 자해 행위다. 이재명 정부는 무모한 속도전을 즉각 중단하고, 한미동맹 신뢰 회복과 국방 안보 라인부터 재정비하라.”

국민의힘은 왜 이러는 것일까요? 국민의힘이 우리나라 정당인가요, 아니면 미국 정당인가요? 친미 사대주의가 내면화되어 이제 국적을 혼동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이런 태도는 역대 대통령의 대외 정책과도 크게 다른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당사에 이승만·박정희·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요구해서 관철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친미주의자가 아니었습니다.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반공 포로를 석방했습니다. 미국은 이승만 대통령 제거 비밀 계획까지 세웠지만 실행하지는 않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미국과 사이가 나빴습니다.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 움직임에 맞서 자주국방을 했고, 임기 말에는 미국 몰래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사석에서 “미국놈들”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한반도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미국에 맞섰습니다. 미국에서 “북한 지도자보다 남한 지도자를 다루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1993년 11월 백악관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북한 핵 문제를 주요 의제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그동안 대북 문제에서의 한-미 관계는 미국의 일방적 주도에 한국이 끌려가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이날 회담을 계기로 남북문제 당사자로서 한국의 주도권을 명확하게 확보하였다. 나는 이날 회담에서 대북 정책에 관해 한국과 충분한 사전 조율을 거쳐야 한다는 점, 팀스피릿 훈련의 중단 여부는 한국이 결정한다는 점, 남북특사 교환을 통한 남북 상호 핵사찰이 필수적이라는 점 등을 강하게 밀어붙여 관철시켰고, 나는 이러한 한국 주도의 원칙을 임기 동안 계속 유지해 나갔다.” (김영삼 대통령 회고록)

어떻습니까? 국민의힘의 대미 굴종적 자세를 보고 이승만·박정희·김영삼 대통령이 지하에서 통곡하고 있지 않을까요?

동아일보 10월17일치
동아일보 10월17일치
동아일보 10월17일치
동아일보 10월17일치

국내 언론의 태도는 애매모호합니다. 보수 성향 신문들은 그동안 전작권 환수에 대해 반대론이나 신중론을 펴왔습니다. 그러나 차마 브런슨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감싸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10월17일 치 신문 1면 머리로 “커지는 한미동맹 파열음…주목받는 브런슨 ‘거친 입’”이라는 제목의 비판적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어지는 기사 3면의 제목은 “가장 직설적인 주한미군사령관…‘군사적 소신’ vs ‘트럼프 메신저’”였습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역대 모든 대통령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힘이나 보수 신문은 정신 차려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아무리 미워도 대한민국 국익과 미국 국익이 충돌하는 민감한 시기에 미국 편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건 선을 넘는 일입니다. 그런 자세로는 국민의힘과 보수의 미래가 캄캄하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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