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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6, 2026

“여전히 무모해서 다행”…웅산, 재즈와 함께 걸어온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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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 제이피컴퍼니 제공
웅산. 제이피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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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서울 홍익대 앞 한 재즈클럽. 20대 초반의 한 가수는 하루 2만원을 받고 무대에 올랐다. ‘올 오브 미’ ‘플라이 미 투 더 문’ ‘아이 레프트 마이 하트 인 샌프란시스코’ ‘테이크 파이브’ 같은 재즈 스탠더드를 밤마다 불렀다. 본명은 김은영. 10대 시절 출가해 수행자의 길을 걸을 때 받은 법명 ‘웅산’을 훗날 예명으로 삼았다. 그렇게 시작된 재즈와의 동행이 어느덧 30년을 맞았다.

지난 2일 서울 홍대 인근 합주실에서 만난 웅산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무모함’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꺼냈다. “한 15년은 죽어라 스탠더드만 불렀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뭘 원하는 거지?’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죠.” 록에서 재즈로, 다시 블루스와 국악으로 향했고, 힙합 뮤지션들과 협업하고, 뮤지컬 무대에도 섰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무모해요. 잘하지 못해도 겁 없이 도전했던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죠.”

웅산. 제이피컴퍼니 제공
웅산. 제이피컴퍼니 제공

그 무모함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도 이어졌다. 이스트빌리지의 실험예술 공연장 라마마에서 연 데뷔 30주년 공연에서 백남준의 예술을 모티브로 재즈와 아쟁, 전자음악, 미디어아트를 한 무대에 뒤섞었다. 이틀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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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하던 말랑한 레퍼토리 말고 뉴욕에서 내 30년의 결실을 한번 부딪쳐보고 싶었어요. 특히 15분가량 이어진 즉흥연주에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어요.”

뉴욕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30년의 시간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오는 11월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30주년 기념 공연에서 팬들에게 들려줄 노래를 쓰면서였다. 가제는 ‘시간’. “눈물이 계속 나더라고요. ‘나도 참 고단했구나. 그래도 잘 살아왔구나’ 싶었어요.” 오랫동안 곁을 지켜준 팬들을 향해 마지막에는 “나를 숨 쉬게 하고 나를 빛나게 하는 넌 나의 노래”라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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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 정규 11집 앨범 ‘히어스 투 라이프’ 표지. 제이피컴퍼니 제공
웅산 정규 11집 앨범 ‘히어스 투 라이프’ 표지. 제이피컴퍼니 제공

6일 발표한 데뷔 30주년 앨범이자 정규 11집 ‘히어스 투 라이프’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되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30년간 19장의 음반을 발표해온 그가 다시 재즈의 본령으로 돌아온 작품이다. ‘인생을 위하여’라는 뜻의 동명 타이틀곡 ‘히어스 투 라이프’는 녹음을 불과 며칠 앞두고 트랙리스트에 합류했다. 밤새 곡을 찾다 오래전 들었던 셜리 혼의 노래를 다시 만났고, 삶의 기쁨과 상처, 사랑과 이별을 끌어안는 가사를 읽으며 “이건 지금 내가 불러야 하는 노래”라고 생각했다.

6년간 한국재즈협회장을 맡아온 웅산에게 재즈는 장르이기 이전에 자유를 배우는 방식이다. 누군가 자신을 규정하려 할 때마다 다른 곳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저를 규정하는 순간 저는 또 다른 곳으로 날아가고 싶었어요.” 그에게 즉흥은 그 자유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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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 제이피컴퍼니 제공
웅산. 제이피컴퍼니 제공

그래서 에이아이(AI) 시대가 된 지금 인간의 목소리를 더욱 고민 중이다. “에이아이를 활용할 수밖에 없고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에이아이가 노래하는 걸 들으면 ‘심장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거칠더라도 심장이 뛰는 목소리로 노래해야죠.”

인터뷰 마지막, 그는 ‘웅산’ 대신 본명을 꺼냈다. “이 미약하고 연약한 인간 김은영도 음악을 통해 조금 더 성숙했으면 좋겠어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날을 맞고 싶고, 멈추지 않고 계속 궁금해하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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