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한달…“살아남은 이들도 삶과 단절, 비극적 상황 안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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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에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접시 위에 음식을 차리고 기다리고 있어요. 가게를 운영했던 상인들은 물건이 휩쓸려가고 남은 진흙더미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서 있고요.”
사가르 슈레스타(39) 네팔 적십자사(NRCS) 재난·위기관리국장은 27일 한겨레에 편지를 보내 사건 한달째를 맞은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네팔의 재난 관리와 지역사회 회복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한 재난 대응 전문가인 그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누와코트, 라수와 등의 소식을 취합하고 인력과 구호물자를 보내는 업무를 맡고 있다.
슈레스타 국장은 “대홍수가 발생하고 처음 며칠 동안은 현장에서 주로 숫자 보고가 전해졌지만, 한달이 지나니 남은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왔다”고 말했다. 처음엔 구조된 인원, 희생된 인원, 무너진 다리 등을 취합하고 집계하는 보고가 많았지만 지금 그의 동료들은 실종 상태인 자식을 포기하지 않는 어머니, 꿋꿋이 가게를 지키는 상인 등 통계로 포착할 수 없는 일들을 보고하고 있다. 그는 “살아남은 이들은 여전히 익숙했던 삶과 단절된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비상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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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요한 일은 생존자를 위한 심리사회적 지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적십자사는 식량과 식수, 의약품, 생필품 등을 지급하는 것과 더불어 가족을 잃은 이들의 장례를 돕고 있다. 네팔 적십자사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인도주의 국제단체들과 함께 5천명 이상의 훈련된 자원봉사자를 현장에 파견했다. 재난 이후 한달여가 지났지만 재난 지역에서의 인도적 지원 요청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복구 작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슈레스타 국장은 “식량과 물, 구호물자는 전반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진짜 어려움은 전기와 통신이 끊기고 도로가 파손돼 고립된 마을에 닿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했다. 헬리콥터를 사용해 필수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있지만 제한적이다. 슈레스타 국장은 “(재난 지역) 지형이 매우 가혹하고 피해 규모가 엄청나다는 점이 복구 작업을 어렵게 한다”며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난 복구는 거창한 것이 아니고 임시 다리가 생기고, 몇몇 가정에 전기가 다시 들어오는 것처럼 작은 단계부터 서서히 시작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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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네팔이 똑같은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 국제 사회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이 무너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재난이 비극으로 이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슈레스타 국장은 모든 마을에 재난을 즉시 알릴 수 있는 조기 경보 시스템이 있다면 대홍수가 마을을 덮치기 전 지역사회가 이를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빙하 위험에 대해 국경 간 데이터를 공유하고, 조기 재난 경보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슈레스타 국장은 이번 재난이 네팔 사람들의 일상을 크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팔은 기후변화에 거의 기여하지 않지만, 그 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감당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슈레스타 국장은 “재난은 뉴스 헤드라인이 끝난다고 해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며 “회복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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