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증금 미반환으로 경매 넘어간 건물을 매제가 낙찰받아···피해 세입자들 “신종 전세사기”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일당에 대한 감형 판결 파기환송을 요구하며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06 한수빈 기자
전세보증금 미반환으로 경매에 넘겨진 빌라를 실소유주의 친인척이 낙찰받은 사실이 드러나 보증금을 떼인 피해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빌라 세입자 8명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당시 건물주 A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세입자들은 A씨의 전남편 B씨가 건물의 실제 소유·관리를 맡아왔다고 보고 B씨도 함께 고소했다.
2021년 입주했던 피해 세입자들의 보증금 총액은 12억6000만원에 이른다. 피해자들은 계약 당시 공인중개사가 건물 가치·건물주의 경제적 능력 등을 부풀려 허위로 설명했다고 주장한다. 건물에 근저당(선순위 채권)이 설정돼있고 전세보증보험 가입도 어려웠지만, 문제가 생겨도 전세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B씨를 실질적 건물주로 판단했다. A씨와 B씨는 2023년 이혼하면서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보증금 반환이 늦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건물 가치를 부풀린 건 주로 공인중개사였고, A씨 등이 피해자들을 고의로 속이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경찰의 무혐의 처분에 서울중앙지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지난 4월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보완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8월 건물은 경매에 넘어가 C씨가 낙찰받았다. 건물이 경매 첫 입찰에서 바로 낙찰된 점을 이상하게 여긴 피해자들은 C씨의 주소지가 B씨의 어머니 소유 건물인 것을 알게 됐다. 수소문 끝에 C씨가 B씨의 매제(여동생의 남편)라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에 세입자들은 A씨 등이 처벌을 피하는 동시에 건물 소유권을 유지하기 위해 친인척간 거래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 중이다. 경매가액을 고려할 때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 일부 또는 전부를 돌려받지 못한 채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달 보완수사를 마친 경찰은 재차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고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넘겼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보완수사를 다시 요구할지, 사건을 이대로 종결할지 검토 중이다.
대부분 20~30대 사회초년생로, 대출 등으로 전세금을 마련한 피해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국토교통부에 전세사기 피해자 신청을 했지만 수사기관에서 B씨 측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려됐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A씨와 B씨 측에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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