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걱정하는 ‘메모리 병목’…삼전닉스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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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올해 2분기에도 최대 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국내 메모리 업체에도 ‘반도체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공지능 투자 피크아웃(정점 이후 성장세 둔화) 우려가 한풀 꺾인데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칩 패키지(AI 가속기) 생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주요 변수를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다만 계속되는 엔비디아 종속성 우려와 메모리 가격 폭등에 따른 인공지능 투자 위축 가능성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엔비디아는 지난 26일(현지시각) ‘2027회계연도 2분기’(올해 5∼7월)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과 성장 전망을 내놨다. 매출액만 962억2100만달러(약 133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었으며 다음 분기 예상 매출액을 이보다 12% 늘어난 1080억 달러(약 149조원)로 제시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란 신호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에 호재는 계속되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다. 인공지능 칩 패키지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는데, 칩 패키지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고대역폭메모리뿐 아니라 서버용 디(D)램 등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이 적어도 2028회계연도(2027년2월∼2028년1월)까지 (엔비디아) 성장의 병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2028년 초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마진 하락 요인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을 지목했는데, 이는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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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은 ‘삼전닉스’의 역대급 실적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반기 보고서 등을 보면 메모리 생산량 증가보다 매출 증가 폭이 훨씬 컸다. 1Gb(기가비트) 환산 기준 메모리 생산량은 올해 1분기 6585억개에서 2분기 6596억개로 0.16%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메모리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74조8000억원에서 120조8000억원으로 61.5% 증가했다. 생산실적을 원가 기준 금액으로 공시하는 에스케이하이닉스도 비슷한 흐름이다. 올해 2분기 생산실적이 직전 분기보다 10.7% 늘었는데 매출은 50.9% 증가했다.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엔비디아의 질주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국내 메모리 수요는 미국 빅테크(거대기술)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가속기 출하량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 투자 속도를 늦추거나 막대한 투자에 견줘 수익 창출이 더디다는 의문을 갖게 되면 메모리 업체도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에 나서는 것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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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병목 현상이 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 고객사인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인공지능 인프라 운영기업) 등의 투자 부담을 키워 인공지능 시장 확대를 가로막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는 실적 개선 요인이지만, 인공지능 서버 구축 비용을 높여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70% 성장할 것이라면서 “메모리 병목만 없다면 (매출 성장률이) 100%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회장도 지난달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반도체 가격은 떨어져야 한다. 지금 가격은 비정상”이라며 “마진율을 낮춰 공급을 늘리고 시장을 보호하면서 시장을 같이 키워나가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유지·발전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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