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nchNAF flew 6,100 hours, consumed 10m litres fuel — SpokesmanThe Jerusalem PostOver 50,000 killed in Europe over summer due to worst heat wave on recordRai NewsSci, Soelden, gigante maschile: Braathen domina prima manche, Borsotti è il migliore degli azzurriInquirer15 passengers, driver hurt as jeepney overturns in QuezonESPNIt's time for El Clásico! All you need to know about Barça vs. Madrid, the biggest match in club soccerDaily MaverickSMOOTH OPERATOR: Gayton Mckenzie’s gift of the gab is both his blessing and his curse한겨레“죽도록 일 더 해서 돈 더 벌어라? 정부가 할 소리냐”…이 대통령 발언에 비판 확산ZDF heuteAktuelle Pressemitteilungen des ZDFBBC News BrasilAs pesquisas para presidente na véspera do 2º turno — o que diziam em 2018, 2022 e o que mostram agoraIl Fatto Quotidiano“Per cantare Aeroplano con gli 883 ho preso un milione di lire. Un giorno Cecchetto mi ha detto ‘non siamo le persone giuste per te, meglio chiudere il contratto'”: parla Caterina RappoccioSportstarTamil Nadu head coach Yo Mahesh hopes for an encore at home despite rain threatThe South AfricanCarte Blanche coming up: Warning bells
The Daily Newsstand · Free, Always
Sunday, October 25, 2026

새로 사는 게 낫다는 계산 [한겨레 프리즘]

Translate
지난 7월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시민들의 고장 난 우산·양산을 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시민들의 고장 난 우산·양산을 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

장수경 | 지구환경팀장

 비가 한창 오던 지난여름이었다. ‘훅’ 하고 불어친 비바람에 우산이 뒤집히더니 우산살이 망가졌다. 작고 가벼워 ‘기습 비’를 대비해 매일 가방에 넣고 다니던 우산이었다. 전자제품처럼 복잡하지 않으니 나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리저리 살폈지만, 이내 포기했다.

우산 수리점을 찾아봤다. 집 근처에서는 찾기 어려웠다. 어릴 적 버스 정류장마다 있던 신발 수선 노점에서 우산을 수리했던 걸 떠올리며 “라떼는”을 곱씹었다. 내가 사는 지역의 구청에선 우산 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집에서 꽤 멀었다. 오가는 시간과 귀찮음, 그리고 새로 우산을 사는 비용을 따졌다. 비싸거나 특별한 의미가 있는 우산도 아니니, 버리고 새로 사는 게 낫겠다는 ‘합리적 판단’에 도달했다. 이 계산에 우산이 폐기될 때 드는 비용과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은 들어 있지 않았다.

광고

이렇게 매년 버려지는 우산은 4천만개로 추산된다. 우산은 복합재질이라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기 때문에 통계랄 게 없어 매년 생산된 만큼 폐기된다는 걸 가정한 수치다. 이 우산의 살대를 모아서 쌓으면 에펠탑 25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우산만 그럴까. 지퍼가 고장 난 가방, 밑창이 닳은 신발 등 우리는 고치기 대신 쉽게 버린다.

다만, 고쳐 쓰지 않는 탓을 소비자의 귀찮음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최근 서울환경연합과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가 시민조사단 33명과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공공 수리·수선 환경을 살핀 결과, 주요 이용정보를 온라인에서 쉽게 확인하고 예약·신청까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 곳은 양천구 1곳뿐이었다. 수리 정보는 구청 누리집과 주민센터 안내, 개별 기관 게시물 등에 흩어져 있었다.

광고

광고

수리할 수 있는 품목도 한정됐다. 조사 대상 공공 서비스에서 자전거는 25개 자치구 모두 수리할 수 있었지만, 장난감은 7곳, 전자제품과 의류·신발은 각각 4곳, 가구는 1곳에 그쳤다. 수리·수선 사업을 자원순환과 폐기물 감축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관리하는 자치구는 1곳도 없었다.

특히 전자제품은 고칠 곳을 찾아도 문제가 남는다. 한국환경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순환경제를 위한 제품 수리권 이행전략 수립 연구’를 보면, 독립 수리업자들은 예비부품과 수리 매뉴얼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광고

‘수리할 권리’는 여기서 출발한다. 소비자가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부품과 정보, 수리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리는 자원순환 정책의 주변에 머문다. 버려진 물건을 수거해 다시 원료로 만드는 재활용에 비하면, 물건이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붙잡아두는 일은 주목받지 않는다.

한국에도 수리권과 관련한 법은 있다.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 제20조는 일정한 제품의 생산·수입자가 제품이 조기에 폐기되지 않고 수리돼 사용될 수 있도록 예비부품 확보와 배송 기한 등에 관한 기준을 준수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문장은 ‘노력하여야 한다’로 끝난다. ‘권고’는 실질적인 수리권 보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유럽연합(EU)은 이 책임을 구체적인 숫자로 정하고 있다. 2024년 7월 ‘수리 촉진 지침’을 발효하고, 지난해 6월부터 유럽연합에 새로 들어오는 스마트폰·태블릿 등은 해당 모델 판매 종료 뒤에도 최소 7년 동안 주요 예비부품을 공급하도록 했다. 미국의 뉴욕주, 미네소타주, 캘리포니아주 등도 수리권을 보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자전거, 의류, 신발 등을 수리할 경우 부가가치세를 20%에서 10%로 깎아준다.

지난 17일은 국제 수선·수리의 날이었다.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 세계 곳곳에서 고장 난 물건을 고치며 수리의 가치를 알린다. 우산을 고치는 수고보다, 새로 사는 편의를 택한 나도 반성문을 쓴다. 하지만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다른 계산을 하겠다고 장담할 자신은 없다. 자원순환 정책이 바꿔야 할 것은 바로 이 계산이다. 고쳐 쓰는 쪽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도록.

View the original on 한겨레 →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