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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1, 2026

중국·EU ‘하이브리드카 수출 제한’ 뜻밖의 합의…제2의 무역전쟁만은 피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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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이 9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신화AP연합뉴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이 9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신화AP연합뉴스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하이브리드카의 대유럽 수출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에 합의하며 제2의 무역 충돌을 피했다. 중국이 반덤핑 조사 등의 긴장 조치를 거치지 않고 무역 합의를 이뤄낸 것은 처음이다.

1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지난 9일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집중적 협상 끝에 무역 합의를 이뤘다며 “중국의 하이브리드카 수출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4년간 수출량이 수백만 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제한의 구체적인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중국이 무역 긴장 조치 없이 합의를 이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무역 긴장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하기 전에 실시해야 하는 조사를 의미한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지난 8~9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협상을 벌여 왔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발표한 ‘제2차 중-EU 경제무역협의 공동성명’을 통해 “양측은 분쟁 대상이 된 하이브리드카 무역과 관련해 WTO 규정의 틀 안에서 상호 이해를 이뤘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중국이 희토류 및 영구자석의 유럽 수출 허가 심사에 계속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양측은 EU산 농산물, 자동차 부품 등 일부 품목의 관세 인하도 논의하기로 했다.

협상은 당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EU가 중국의 무역흑자를 문제 삼으며 10월까지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는 데 불만을 표해 왔다. 협상을 앞두고 EU산 화학물질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개시했다.

이번 합의를 두고 가디언은 “획기적인 합의”, 뉴욕타임스는 “예상치 못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독일 타게스차이퉁은 하이브리드카 수출 제한과 희토류 협력을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으며,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가 “이번 합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르몽드는 EU의 대중국 무역적자를 한 번에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의미에서 “불완전한 합의 ”라고 전했다.

중국과 EU 양측 모두 무역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강한 공감대가 있었던 것이 합의의 배경으로 보인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무역전쟁이 선포되고 나면 “멈추기가 무척 어렵다”며 협상에 많은 비중을 뒀다고 했다. 그는 “EU 정상들이 신속한 조치를 기대하고 있었고 중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며 프랑스, 독일 등 회원국 정상들이 강경한 목소리를 낸 것도 합의의 비결로 꼽았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EU의 상품 교역액이 8000억달러(약 1073조원)를 넘어섰고 양측 교역의 절반 가까이가 중간재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오랫동안 이어진 ‘중국의 무역 흑자와 유럽의 이익’이라는 구조가 양측을 더 깊은 이익 공동체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에 이어 EU 시장마저 잃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100% 관세를 매기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당초 중국 자동차 업계의 EU 시장 점유율 목표치가 15%였다며 중국 입장에서도 수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라고 짚었다. 지난 상반기 중국산 배터리 하이브리드카 점유율은 1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25%였다. 중국 정부도 자국 기업이 해외에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이는 것을 문제라고 인식한 점도 합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정책 동향을 추적하는 연구기관인 시니피케이션의 수석 분석가 제이콥 마델은 “중국이 EU의 약속을 신뢰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닛케이아시아에 말했다.

오는 15일 시작하는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받아들일 것인지가 관건이다. 양측은 풍력 등 다른 품목에 대한 협상도 해야 한다. 중국 인민은행은 협상 도중인 8일 성명을 발표해 환율만큼은 양보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중국과 EU는 내년 1월과 3월에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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