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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4, 2026

“이 얼음 언제 만든거지?” 냉동실 얼음에도 ‘유통기한’ 있다···먹기 전 확인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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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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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음 언제 만든 거지?” 냉동실을 정리하다 보면 얼음통 구석에 언제 만들어졌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얼음이 발견될 때가 있다. 물을 얼려놓은 것뿐인데 버리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몇 주 혹은 몇 달 된 얼음을 그대로 먹어도 되는지 찜찜하다. 흔히 “얼음은 얼어 있으니 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얼음 역시 무조건 무균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가정에서 만든 얼음에 ‘1~2주가 지나면 폐기해야 한다’는 식의 공식적인 유통기한 기준은 없다. 다만 얼렸다고 해서 물속의 모든 미생물이 죽는 것도 아니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USDA FSIS)은 영하 18도(0°F)에서 냉동하면 미생물의 활동과 증식이 억제되지만, 대부분의 세균이 죽는 것은 아니며 해동하면 다시 활동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냉동은 대부분의 세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멈추게 하는 과정이라고 안내한다.

실제로 얼음에서 세균이 검출된 연구도 있다. 2017년 국제학술지 ‘미생물학 연보’에 이탈리아 팔레르모대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가정용 냉동고, 바와 펍의 제빙기, 공업용 얼음에서 만든 얼음 60개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얼음을 녹인 뒤 미생물을 분석했다. 가정용 냉동고에서 만든 얼음에서는 얼음을 녹인 물 100㎖당 총 중온성 세균이 최소 101CFU에서 최대 9550CFU까지 검출됐다. CFU(Colony Forming Unit·집락형성단위)는 배양했을 때 눈에 보이는 하나의 세균 집락을 형성할 수 있는 단위를 뜻한다. 쉽게 말해 얼음물 한 컵(약 200㎖)으로 환산하면 약 202~1만9100CFU 수준이다. 일부 얼음에서는 슈도모나스균, 포도상구균, 바실루스균, 아시네토박터균 등이 확인됐다.

같은 연구팀이 같은 해 ‘식품미생물학’에 발표한 별도의 연구에서도 가정에서 만든 얼음을 포함한 식용 얼음에서 장내세균과가 확인됐다. 특히 바와 펍에서 제빙기로 만든 얼음에서 장내세균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검출됐으며, 일부 검출된 균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종이었다. 연구진은 얼음이 살아 있는 장내세균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위생에서 더 중요한 문제는 얼음의 ‘나이’보다 얼음이 만들어지고 보관되는 환경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얼음과 얼음 저장통, 제빙기에도 미생물이 존재할 수 있으며 주요 오염원으로 얼음을 만드는 물과 사람의 손을 통한 전이를 꼽는다. 얼음통을 손으로 만지거나, 깨끗하지 않은 얼음 스쿱을 사용하거나, 제빙기 내부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으면 얼음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오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제빙기 내부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염이 진행될 수 있다. 2022년 국제학술지 ‘국제환경보건연구저널’에는 병원 제빙기 36대를 대상으로 물과 얼음, 배수구의 생물막을 조사한 연구가 실렸다. 연구진은 물과 얼음, 제빙기 내부에서 일반 세균수 등을 측정하고 칸디다균, 녹농균, 비결핵항산균 등 기회감염균을 조사했다. 제빙기가 구조적으로 오염과 생물막 형성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연구 배경이었다.

실제 감염 사례도 있다. CDC는 2024년 미국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의 4개 병원에서 제빙기와 물에서 검출된 부르크홀데리아 멀티보란스와 환자 감염 사이에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균주가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조사된 병원에서는 오염된 제빙기를 사용 중단했다. 다만 이는 면역저하 환자 등이 있는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사례이므로 가정용 냉장고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 제빙기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국내에서도 제빙기 위생 문제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4년 ‘제빙기 위생관리 안내서’를 마련해 제빙기의 효율적인 위생관리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앞서 식품안전나라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여름철 식용얼음의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비율은 2019년 18%에서 2020년 4%, 2021년 3%, 2022년 3%로 낮아졌다. 이는 시중에서 판매·제공되는 식용얼음에 대한 검사 결과이지 가정용 냉동고 얼음의 오염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냉동실에 오래 묵혀둔 얼음을 무조건 ‘상한 얼음’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깨끗한 물로 만들고 깨끗한 얼음틀이나 저장통에 넣어 영하 18도 안팎에서 계속 얼어 있었다면,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냉동은 오염을 없애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얼음틀과 얼음통을 제대로 세척하지 않았거나 손으로 얼음을 집어 넣는 등 오염 가능성이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래된 얼음에서 냄새가 나거나 표면이 심하게 변색됐거나 다른 식품의 냄새가 배었다면 폐기해야 한다. 냉동실 속 얼음에 ‘유통기한’이 적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얼음 자체보다 얼음을 담아두는 통과 만드는 기계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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