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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17, 2026

아시아의 옛 시, 현대의 노래로 재탄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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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ACC 김영은 개인전
亞이주 담은 시를 곡으로 재구성
시각보다 청각에 집중한 전시
115개 스피커로 입체적 경험

전남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는 ‘2026 ACC 미래상: 김영은-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 전시 전경. <ACC>

전남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는 ‘2026 ACC 미래상: 김영은-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 전시 전경. <ACC>

그림이나 조각이 아닌 소리가 대형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옛사람들이 읊조리던 아시아의 시 9편이 입체 음향을 타고 공간 전체를 휘감는다. 눈으로 보는 관람을 넘어 귀와 몸 전체로 소리를 마주하는 자리다.

전남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복합전시 1관에서 ‘2026 ACC 미래상: 김영은-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를 열고 있다. 전시는 아시아의 이동과 이주를 주제로 대규모 사운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가로 25m, 세로 60m, 높이 15m 규모의 큰 전시장에는 총 115개의 스피커가 설치됐다. 이 공간에서 한국, 일본,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시 9편이 현대적으로 재탄생한 노래가 울려 퍼진다.

전시장에는 여러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파동장 합성(WFS)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소리가 공간을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청각적 경험할 수 있다. 관람객은 소리가 앞에서 뒤로, 또 머리 위로 지나가는 듯한 움직임을 느끼게 된다.

전남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는 ‘2026 ACC 미래상: 김영은-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 전시 전경. <ACC>

전남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는 ‘2026 ACC 미래상: 김영은-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 전시 전경. <ACC>

작가는 아시아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이주와 이동의 경험을 담은 옛 시에 주목했다. 구전되던 시가 지닌 음성성을 되살리기 위해 자료 조사와 연구,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당시의 소리를 추정했다. 이어 각 시의 원문 언어권 출신 작곡가들에게 곡을 의뢰해 옛 시를 오늘날의 새로운 소리로 되살렸다.

허균의 장편 한시 ‘노객부원’을 재해석한 곡이 눈길을 끈다. 이 시는 허균이 임진왜린 시기 금강산으로 향하던 중 철원의 객점에서 만난 한 늙은 아낙의 비참한 사연을 담고 있다. 당시의 시대상과 정서에 부합하는 음색과 음률을 입혀 새로운 노래로 재탄생했다.

김영은 작가는 지난해 ACC 미래상을 수상한 데 이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종 수상자로 선정되며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소리를 통해 시각 중심주의 역사에서 소외된 이야기를 탐구해 왔다.

전남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는 ‘2026 ACC 미래상: 김영은-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 전시 전경. <ACC>

전남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는 ‘2026 ACC 미래상: 김영은-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 전시 전경. <ACC>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단원 김홍도의 마지막 그림인 ‘추성부도’에서 이번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추성부도’는 중국 송대 구양수가 지은 시 ‘추성부’를 김홍도가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추성부도’에 적힌 시를 보며 ‘당시 이 시를 읽던 소리는 어떻게 들렸을까’하는 호기심이 생겼다”며 “과거 시 연구에서 알 수 없는 소리의 빈 공간을 작가로서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한 것이 작업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소리가 현대의 오디오 기술을 통해 재구성되면서 주는 새로운 감각이 오늘날의 이동과 이주라는 주제와 어떻게 공명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 14일까지.

광주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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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2026 ACC 미래상: 김영은-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아시아의 이동과 이주를 주제로 한 대규모 사운드 설치 작품이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115개의 스피커가 설치되어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의 고전 시가 현대적으로 재탄생한 소리로 울려 퍼지며, 관람객은 실제로 소리가 공간을 움직이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작가 김영은은 소리를 통해 소외된 역사적 이야기를 탐구하며, 과거의 소리를 현대의 기술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감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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