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장윤기 무기징역 선고…유가족 “왜 사형 아닌가” 오열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가 30일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이채원양(17)을 성범죄 목적으로 납치·살해한 장윤기(23)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정최고형인 사형 선고를 촉구해온 이양 유가족은 법원 판결에 크게 반발했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정호)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장씨에 대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장씨가 이양을 성범죄 목적으로 제압하려다 여의치 않자 흉기로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장씨가 범행 이후 코인세탁실과 미용실을 이용하고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하거나 용서를 구하지 않고 순간순간 상황을 모면하는 데 급급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제시된 증거에 의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동기와 전후 정황 등을 고려하면 정상참작 감경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사회에서 영구 격리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사형에 처할지 무기징역에 처할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997년 마지막 사형이 집행된 이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 한국에서 대법원이 지극히 제한적인 사형 선고 기준을 확립해왔고, 오랜 기간 사형 선고를 자제한 만큼 장씨에게도 무기징역이 비례균형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판결문에 ‘장씨에 대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말라’는 내용을 명시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생존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철저히 형을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길”이라면서 “종신토록 참회하라는 것이지 일말의 선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양 유가족은 크게 반발했다.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이양 어머니는 재판부가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오열했다.
이양 부모는 “오늘 저희 유가족은 또 한번 죽었다”면서 “뉘우침조차 없는 범죄자 인권을 먼저 고려한 듯한 이번 판결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 마음에 다시 대못을 박았다”고 말했다. “딸의 억울함을 끝까지 풀어주겠다”고 한 이양 어머니는 법원 앞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유가족 측 변호인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검찰에 항소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판결을 선고하는 20여분 동안 장씨는 고개를 숙인 채 무표정한 얼굴로 이를 들었다.
장씨는 지난 5월5일 0시10분쯤 전남광주 광산구에서 귀가 중이던 이양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는 이양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17세 남고생을 살해하려 한 혐의와 직장 동료였던 이주여성을 성폭행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당시 여성 청소년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애초 장씨에게 ‘일반살인’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성범죄 목적이 있었다’며 형량이 높은 ‘강간살인’으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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