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중국 압박에 “자유 포기 안 해”…미-중 대화는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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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국경절을 맞아 한 연설에서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중 대화에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라이 총통이 중국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로이터 통신 등을 보면, 라이 총통은 10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열린 국경절 기념식에서 “대만은 평화를 소중히 여기지만 자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교류할 의향은 있지만 대만의 지위를 낮추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군사훈련과 ‘회색지대’ 활동으로 대만해협의 현상을 바꾸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강대국이 대만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1911년 청 왕조를 무너뜨린 신해혁명 봉기일인 10월10일을 국경절(쌍십절)로 정하고 기념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대만의 국방력 강화를 두고 “국방 투자를 늘리는 것은 도발이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위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대화를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등함과 존엄을 바탕으로 대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인도-태평양 민주주의 국가들을 향해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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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을 향해서는 “대화를 통해 경쟁을 관리하고 충돌과 전쟁 위험을 줄이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2차 세계대전 역사를 왜곡해서는 안 되며 대만인의 생존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중 협력을 강조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만은 당시 미국의 동맹 상대가 중화인민공화국이 아닌 중화민국 정부였는데, 중국공산당이 이를 자신들의 역사적 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장한 대변인은 라이 총통의 연설이 “사실을 무시하고 시비를 뒤집으며 대중을 오도하고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라이 총통이 ‘대만 독립’ 분열적 사고를 고집하면서 중국의 위협을 과장하고 양안 대립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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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 총통은 이날 연설에서 민생정책도 강조했다. 대만은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와 정보통신 제품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11%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 총통은 내년 재정 여건을 고려해 국민 1명당 1만대만달러(약 42만원)의 ‘인공지능 배당금’을 지급하고, 0~18살 아동·청소년에게 매달 5천대만달러(약 21만원)의 성장수당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1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생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 연설의 대중국 메시지를 두고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담강대학 양안관계연구센터의 훙야오난 부주임은 이전보다 대중국 입장이 누그러졌다고 봤다. 그는 라이 총통이 2024년 국경절 연설에서 강조한 ‘중국과 대만은 서로 종속되지 않는다’는 의미의 ‘양안 상호 불예속’이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들어선 뒤인 지난해와 올해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특히 올해 미-중 대화를 환영한 점에 주목했다. 반면 왕훙런 대만 국립청궁대학 교수는 이번 연설에서 강조한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가 기존 정책과 일치하며 기본적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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