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 갭투자' 건축업자, 벌금 700만원…약식명령보다 상향

수원지법, 지인 명의로 17억원 대출받아 다세대 신축한 50대에 유죄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차명으로 다세대주택을 지어 이른바 '갭투자'를 한 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세입자들에게 피해를 준 건축업자에게 법원이 자금 추적 끝에 약식명령 때보다 늘어난 벌금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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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영주]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6단독 윤상호 판사는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소송비용 일체를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동업자와 함께 2018년 3월 수원시 권선구에 다세대주택 건물을 신축하면서 세금과 신용 문제 등을 피하고자 지인의 명의를 빌려 소유권 보존등기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인 명의로 17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건물을 지은 뒤 세입자들로부터 각각 1억3천만원에서 1억4천만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받았다. 해당 보증금은 A씨와 동업자 등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단위로 쪼개 분배해 가졌다.
이후 이른바 '빌라왕' 사태가 공론화되고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져 추가 수익이 발생하지 않자, 이들은 건물 관리를 사실상 포기하며 세입자들의 보증금 반환을 외면했다.
당초 A씨는 이 명의신탁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사건이 정식 재판으로 전환되자 "건물은 지인의 소유일 뿐 명의신탁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명의신탁 혐의 자체를 부인해 보증금 반환 책임 등에서도 빠져나가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은 A씨 일당이 세입자들의 보증금이 입금될 때마다 이를 곧바로 자신들의 명의로 빼내 나눠 가진 계좌 내역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후 법원은 피고인 측에 해당 자금의 출처와 흐름을 구체적으로 해명하도록 지시하는 등 추궁 과정을 거쳐 건물의 실소유주가 A씨 일당이라고 판단했다.
대출금 채무는 지인 명의로 두면서 정작 임대차 보증금은 피고인 등이 챙긴 점이 상식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윤 판사는 "피고인 등은 소액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갭투자와 명의신탁을 통해 건물을 신축한 후 보증금을 분배받았음에도 변제를 외면했다"며 "세입자들이 막대한 경제적·정신적 손해를 입고 있는 점과 재발 방지를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식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인 계좌 내역 등을 확인해 자금 흐름을 감안할 때 약식명령의 벌금액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to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9월19일 10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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