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ily Newsstand · Free, Always
Friday, September 11, 2026

[박민지 디자이너의 옷 잘 입는 공식]운동복이 재킷으로…어긋나서 색다른 감각

Translate
[박민지 디자이너의 옷 잘 입는 공식]운동복이 재킷으로…어긋나서 색다른 감각

애매한 9월 날씨 서늘하면서도 더워
정장보다 가벼운 기능성 옷 추천
액세서리·구두로 스타일에 포인트

9월의 날씨는 애매하다. 아침저녁으로 약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지만 가을이 왔다고 하기에는 이르다. 여전히 낮에는 덥다. 그렇다고 한여름에 입던 옷을 고집하기도 어색하다. 옷장 안 지난해에도 입었던 가을 재킷이 낡은 것도 아닌데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예전에는 계절마다 떠오르는 옷이 비교적 분명했다. 봄에는 트렌치코트, 가을에는 슈트 재킷을 꺼냈다. 각이 반듯하게 잡힌 재킷과 팬츠를 빈틈없이 맞춰 입으면 신경 쓴 듯 보이기는 하겠지만 그것만으로 지금의 감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요즘의 옷차림에는 어딘가 살짝 풀어진 구석이 있다. 위아래를 세트업으로 맞춘 정장보다는 재킷 아래는 청바지, 슈트 팬츠 위는 점퍼를 입기도 한다. 잘 갖춘 옷에 성격이 다른 한 가지를 넣어 지나치게 완벽해 보이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바람막이는 계절의 경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다. 한낮에는 덥고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한 이때 가을 재킷은 부담스럽고, 반소매 차림으로 다니기에는 허전할 때 바람막이가 재킷을 대신할 수 있다. 바람막이는 원래 몸을 움직이는 데 편하게 만든 기능성 옷이다. 얇고 가볍고 입지 않을 때는 작게 접어 가방에 넣을 수도 있다. 아무리 기능성이 큰 바람막이라도 일상복으로 입으려면 망설여질 수 있다. 조거 팬츠와 운동화까지 더하는 순간 영락없는 운동복이 되고, 등산복으로까지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한 짝을 바꾸면 어떨까? 바람막이가 운동복이 아니라 간절기 재킷이라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평소 입던 재킷 대신 바람막이를 입어보면 된다. 턱이 잡힌 슈트 팬츠는 물론 잘 떨어지는 소재의 스트링 팬츠와 매치해도 또 다른 멋진 룩이 될 수 있다. 이렇듯 약간의 변화가 진지함에서 오는 답답함을 덜어줄 것이다.

그럼 스타일의 마무리, 신발은 어떻게 신을까? 러닝화까지 신으면 운동복의 인상이 강해진다. 대신 발레리나 슈즈나 슬링백처럼 앞코가 단정한 신발을 선택한다. 스포티한 겉옷과 여성스러운 구두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바로 그 어긋남이 색다름을 만들어준다.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면 좀 더 확실한 스타일링이 된다. 예를 들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진주 목걸이를 해보자. 후드나 지퍼 옆에 진주가 놓이면 캐주얼한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진다. 커다란 귀걸이나 깔끔한 가죽 가방도 좋다.

그렇다면 이런 바람막이를 브랜드에서는 어떻게 보여주고 있을까? ‘프라다’는 오래전부터 재생 폴리아미드라는 실용적인 소재를 고급 패션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브랜드다. 이번 시즌에는 바람막이에 컬러풀한 색감의 스트링을 더해 좀 더 경쾌하고 캐주얼해 보인다. ‘미우미우’는 기장이 짤막한 바람막이가 특징이다. 이너와 배색 차이를 두어 레이어드하고 깔끔한 팬츠와 선보이고 있다. 요즘 주목받는 중국 출신 디자이너 제인 리는 선명한 색의 바람막이를 간결한 스커트와 매치했다. ‘아디다스’나 ‘나이키’처럼 본래 스포츠웨어로 나온 바람막이를 사서 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람막이의 장점은 유행이 지나도 다시 본래의 쓰임이 남는다는 데 있다. 한철 유행하는 장식적인 옷은 유행이 끝나면 손이 가지 않기 마련이다. 하지만 바람막이는 산책이나 여행, 운동할 때 다시 입을 수 있다. 가볍게 접히고 구김도 잘 가지 않아 여행용 겉옷으로도 아주 그만이다.

옷장 안에서 한동안 운동할 때만 꺼내 입었던 바람막이부터 찾아보자. 집에 있는 바람막이에 슈트 팬츠를 함께 입어보고, 스커트도 입어보자. 그러면 어느 정도 감이 온다. 길이가 적당한지, 품은 넉넉한지, 새로운 컬러가 필요한지 체크해본 다음 새로운 바람막이를 찾으러 나서도 늦지 않는다.

▶박민지

[박민지 디자이너의 옷 잘 입는 공식]운동복이 재킷으로…어긋나서 색다른 감각

파리에서 공부하고 대기업 패션 브랜드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20여년간 일했다. 패션 작가와 유튜버 ‘르쁠라’로 활동 중이다. 최근 세 번째 저서 <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 50인>을 펴냈다.

View the original on 경향신문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