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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7, 2026

[단독]시험운용 평가·검증도 안 끝났는데···864억원 ‘무인소방로봇’ 도입 추진하는 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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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16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지구 화재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정효진 기자

지난 1월16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지구 화재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정효진 기자

소방청이 ‘무인소방로봇’ 시험운용 평가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864억원 규모로 로봇을 확대 도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구매 규격과 가격 적정성 등을 세밀히 검증하지 않고 예산부터 편성해 사업을 성급하게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소방청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무인소방로봇을 매년 9대씩 총 36대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매년 9대 도입에 들 예산은 216억원이며 4년간 총 864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집계됐다.

무인소방로봇은 고열과 짙은 연기로 소방대원이 진입하기 어려운 화재 현장에 투입하는 장비다. 소방청은 올해 1월초 현대차그룹에서 4대를 기증받아 연말까지 시험 운용을 진행하고 있다.

소방청은 시험 운용 과정에서 검증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확대 도입 예산부터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은 로봇을 기증받고 한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1월22일 각 시·도 소방본부에 로봇에 대한 수요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로봇 1대당 가격은 기증품과 동일 사양을 적용해 24억원으로 산정했다. 가격 견적은 로봇을 기증한 현대로템 한곳에서만 받았다. 시·도별 도입 예산안은 지난달 편성돼 각 시·도에 통보됐다.

해당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계획서·원가계산서·가격조사서와 로봇 제조사의 견적산출내역서·규격제안서 등 작성된 자료는 없었다. 구매 규격을 정하기 위한 소방청 내 규격심의회도 열리지 않았다. 소방청은 상세 원가는 발주 시 조달청에서 산출할 예정이며, 규격안은 시험운용이 끝나고 내년 1월 마련해 심의회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예산부터 정해놓고 사후 검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범운용 과정에서 현장 활용 실적은 많지 않았다. 올해 1~8월 로봇 4대의 출동 횟수는 170회였지만 현장 활용은 21회(12.4%)에 그쳤다. 현장 활용 시간은 총 49시간으로 1대당 하루 평균 약 3분으로 집계됐다. 출동을 했지만 현장에서 대기한 경우는 80회, 출동 중 귀소한 경우는 69회였다. 이 중 진입로가 좁아 투입하지 못한 사례가 8건, 급수 부족으로 대기한 사례가 1건이었다.

현장에서는 로봇 투입 시 보완해야 할 사안들이 확인됐다. 로봇은 자체 물탱크가 없어 방수하려면 소방 펌프차 등에서 물을 공급받아야 한다. 소방대원들은 통신 거리와 장애물 극복 능력 개선, 장비 소형화 등을 요구했다. 소방청은 물탱크 트레일러와 통신 보조로봇 등의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로봇이 사람의 원격 조종으로 작동하는 특성상 인력 부담도 제기된다. 로봇 운용에는 3교대 기준 교대조당 3명에 총 9명이 필요하며 별도의 펌프타 급수 인력도 요구된다. 현재는 전담 인력 없이 기존의 소방대원들이 로봇 운용을 하고 있다.

이해식 의원은 “부실한 검증과 부족한 성능, 절차상의 미비 등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사업에 수백억원의 예산들을 쓰면 안 된다”며 “일단 시범사업을 마무리한 뒤 정상적 절차를 거쳐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내년도 예산은 시범운용 중인 장비의 견적 등을 참고해 산정했고, 특정 업체의 제품이나 가격을 전제로 구매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내년 실제 도입 시에는 시범운용 결과를 반영해 구매 규격을 마련하고, 전문기관의 원가산정과 일반경쟁입찰을 통해 공정성과 가격 적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장 운용과 대원 의견을 토대로 통신거리, 장애물 극복, 화학물질 탐지 등 25개 항목의 성능 개선을 검토 중”이라며 “향후 도입 장비에는 개선사항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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