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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17, 2026

‘피도 눈물도 없는’ 8인8색 악녀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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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특별전 ‘미치거나 나쁘거나: 악녀의 사회학’ 상영작 8편.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메데아’ ‘미쓰 홍당무’ ‘블러드 카운테스’ ‘생토메르’ ‘피도 눈물도 없이’, ‘카르멘’, ‘영향 아래의 여자’, ‘어글리 시스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특별전 ‘미치거나 나쁘거나: 악녀의 사회학’ 상영작 8편.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메데아’ ‘미쓰 홍당무’ ‘블러드 카운테스’ ‘생토메르’ ‘피도 눈물도 없이’, ‘카르멘’, ‘영향 아래의 여자’, ‘어글리 시스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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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들이 몰려온다. 마녀, 팜므파탈, 나쁜 엄마, 미친 여자, 비호감, ‘##녀’ 등 시대별로 여성에게 붙여진 낙인은 여성의 욕망과 권력, 몸을 둘러싼 사회 규범을 반영한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시대와 사회가 만들어온 ‘악녀’의 계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특별전 ‘미치거나 나쁘거나: 악녀의 사회학’으로 신화와 고전 속 여성부터 누아르·스릴러·호러 등 장르 캐릭터까지 ‘악녀’가 영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주돼왔는지 보여주는 영화 8편이다.

배신한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두 아들까지 죽이며 비정한 어머니의 대표격으로 반복해 소환돼온 메데이아를 그린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메데아’(1969)와 메데이아의 서사를 현대의 법정으로 옮긴 알리스 디옵의 ‘생토메르’(2022), 아내와 어머니의 정상성이란 무엇인가 질문하는 존 카사베츠의 ‘영향 아래의 여자’(1974),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공개된 이자벨 위페르의 흡혈귀 이야기 ‘블러드 카운테스’, 카를로스 사우라의 ‘카르멘’(1983), 여성의 몸에 요구되는 미의 기준을 바디 호러의 언어로 해체하는 ‘어글리 시스터’(2025)와 한국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2002), ‘미쓰 홍당무’(2008)를 상영한다. 황혜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왜 어떤 여성을 ‘미치거나 나쁜 여자’라고 부르는지, 그 이름을 오늘날 어떻게 다시 쓸 수 있는지를 작품들과 함께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정거장’.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정거장’.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1970년대 초 핑크영화 감독으로 데뷔해 감독과 프로듀서로 300편 이상 만든 1세대 여성 감독부터 케이팝 아이돌 공연에 가기 위해 아버지가 북한에서 받은 훈장을 팔아버린 14살 재일조선인의 이야기를 그린 데뷔 감독까지 서로 다른 세대의 일본 여성감독 4인을 조명하는 해외 교류 특별전 ‘일본 여성영화, 세대와 시선’도 주목된다. 하마노 사치, 요코하마 사토코, 기요하라 유이, 손명아 감독의 대표작과 신작 7편을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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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여성 영화인을 선정해 동시대적 맥락에서 작품세계를 재발견하는 기획전의 올해 주인공은 지난해 말 별세한 배우 겸 제작자 김지미(1940~2025)다. 700편이 넘는 출연작 가운데 ‘불나비’(1965)와 ‘육체의 약속’(1965), ‘티켓’(1986)을 재조명한다. 각각 김지미가 연기하는 주인공의 관능과 욕망, 냉철 합리성이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영화들로 한국영화사에 그가 남긴 뚜렷한 인장을 느낄 수 있다.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포스터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포스터

이밖에 배우 문소리와 김아중 등이 관객과의 대화에 나서며 이경미 감독과 30년 동안 수많은 한국 영화의 분장을 책임져온 송종희 분장감독이 ‘미쓰 홍당무’ 상영 뒤 ‘삽질의 여왕, ‘악녀’의 분장실’이라는 주제로 대담한다. 다른 장르 예술가가 스페셜 큐레이터로 참여하는 ‘리(RE):디스커버 큐레이션’ 에서는 성해나 작가와 정보라 작가가 직접 고른 영화를 함께 보고 관객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개막작은 참혹한 분쟁 속에서 삶을 일궈가는 여성들의 회복력과 그 이면을 그린 예멘 영화 ‘정거장’이다. 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6일까지 메가박스 신촌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열리며 33개국 12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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