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바다 건너 英정치 좌지우지?…"무명 극우 정치인 띄워"

WSJ, 4년반 게시물 분석…"스페이스X 상장 직전에 영국 게시물이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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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바다 건너 영국 정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지난 4년 반 동안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그가 어떻게 영국의 무명 정치인을 띄우고, 현지 사회에 반이민 극우 정서를 불어넣고 있는지 분석했다.
머스크는 최근 몇 년간 미국보다도 영국 정치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영국 정치와 문화 전쟁에 관한 엑스 게시물 수가 월 200건이 넘어간 적도 두 차례 있었고, 6월 한 달 동안에는 전체 게시글의 10%가 영국 이야기로 채워졌다.
특히 올해 6월 5∼11일 머스크가 올린 수백건의 X 게시물과 리트윗, 답글을 분석해 보면 영국 정치와 문화 전쟁과 관련한 게시물이 93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 정치와 문화 전쟁 관련은 88건, 스페이스X와 우주 관련은 73건, 인공지능(AI)과 X 플랫폼에 대한 글은 42건으로 영국 관련 게시물보다 적었다.
이때는 스페이스X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이었음에도, 자신이 이끄는 회사의 최대 과제보다도 영국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 셈이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지만, 할머니가 리버풀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영국과 혈연적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극우 정치인 토미 로빈슨의 집회에 화상으로 참여해 "나는 영국적인 유산과 조상을 갖고 있다"며 "영국이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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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생각하는 영국이 위대해지는 방법은 이민자를 배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반이민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24년 중반까지는 우파 정당인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에 관한 트윗을 올려왔고, 2023년에는 경찰관 폭행과 위조 여권 사용, 주택담보대출 사기 등으로 복역한 정치인 로빈슨의 엑스 계정을 복구한 뒤 그가 올린 극단적인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아예 무명 정치인을 띄우기도 했다.
신생 극우 정당 '리스토어 브리튼'을 만든 루퍼트 로의 게시물을 머스크가 리트윗하거나 언급하면서 무명에 가까웠던 로의 인지도가 패라지 대표에 비견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머스크는 "오직 리스토어 브리튼만이 영국의 미래를 구할 수 있다"고 게시글을 올렸으며, 이는 2천5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로는 머스크에게 직접적으로 정치적 후원금을 받지는 않았지만, 엑스를 통해 15만 달러(약 2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동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고 내놓는 중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유나이트 더 킹덤' 집회에 원격으로 참여하며 "맞서 싸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라며 이민 정책에 맞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외국인인 머스크의 정치 개입에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영국 외교부 관계자들이 미 국무부에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머스크의 선동적인 언사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 당국자들이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머스크의 게시물을 모니터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9월17일 08시5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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