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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6, 2026

“복근보다 예쁘다”…요즘 건강미 여성들이 헬스장에서 키운다는 ‘의외의 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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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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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여성의 탄탄한 몸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부위는 복근이었다. 잘록한 허리와 선명하게 갈라진 복부를 만드는 것이 운동의 목표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여성들이 헬스장에서 팔 근육을 키우고, 민소매를 입은 채 도드라진 이두근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기 시작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건강한 여성들이 이제 이두근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며 여성들 사이에서 팔 근육을 드러내는 현상을 소개했다. 기사에는 일주일에 수십 차례 이두근 운동을 하고 자신의 팔을 구부려 근육을 보여주는 여성부터, 민소매 옷을 즐겨 입으며 팔 근육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여성들의 사례가 등장했다.

피트니스 코치 캐리 크로스(57)는 이두근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면서 일주일에 세 차례 이상 자신의 이두근이 도드라진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다고 WSJ에 말했다. 소방관 모니크 콜리어(37) 역시 일주일에 두 차례 상체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팔 근육을 드러내는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 근력운동을 하는 것을 넘어, 근육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운동의 즐거움이 됐다는 것이다.

데빈 돌턴 SNS 갈무리

데빈 돌턴 SNS 갈무리

특히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영화 <오디세이>에서 맷 데이먼의 대역을 맡은 스턴트 배우 데빈 돌턴(35)이다. 영화 속 맷 데이먼의 팔 근육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돌턴의 팔이었다. 데이먼은 한 팟캐스트에서 돌턴의 팔을 자신이 본 것 중 가장 훌륭한 팔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돌턴은 영화 촬영을 준비하면서 일주일에 사흘 상체 운동을 했고, 현재는 연속으로 턱걸이 12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상체 근력을 키웠다.

흥미로운 것은 돌턴에게 쏟아진 반응이었다. 남성보다 여성들의 반응이 특히 컸다. 돌턴은 자신의 팔을 본 여성들로부터 “나도 웨이트를 시작하고 싶다”거나 “근육질인 내 몸이 인정받는 느낌이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WSJ에 말했다. 여성의 근육이 더 이상 ‘여성스럽지 않은 몸’의 상징이 아니라, 운동을 열심히 했다는 증거이자 드러내고 싶은 신체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미국 타임은 지난해 여성의 팔 근육이 단순한 운동의 결과를 넘어 하나의 ‘지위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유명 트레이너 거너 피터슨은 “여성들이 예전에는 복근과 엉덩이 근육을 원했다면 최근에는 팔에 관한 요구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올해 초 ‘탄탄한 팔은 힘과 지위를 보여준다’며 건강미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기준이 달라졌다고 짚었다. 날씬한 몸을 만드는 것이 여성의 이상적인 체형으로 여겨지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무거운 것을 들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탄탄한 팔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운동한 사람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특히 체지방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근육질의 팔이 운동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와 자기관리의 상징처럼 인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피트니스 매체 ‘보아 포르마’는 이 같은 흐름을 아예 ‘팔이 새로운 복근’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틱톡에서는 ‘강한 팔’을 뜻하는 해시태그(#strongarms)가 붙은 게시물이 1년 사이 350% 이상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민텔은 여성의 상체 근력 관련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78% 늘었다고 집계했다.

여성의 근육을 바라보는 문화 자체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 뉴 스쿨 역사학 교수이자 <핏 네이션: 미국 운동 중독의 이득과 고통>의 저자인 나탈리아 멜먼 페트르젤라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시대마다 여성의 신체에서 특정 부위가 미의 대상으로 부상해왔다고 설명했다. 가슴, 엉덩이, 복근에 이어 이제는 팔이 새로운 관심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팔 근육이 특히 주목받는 데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복근이나 엉덩이에 비해 팔은 일상에서 쉽게 드러난다. 민소매 티셔츠나 드레스만 입어도 근육의 윤곽이 보인다. 운동 직후에는 혈류가 증가하면서 근육이 일시적으로 팽창하는 ‘펌프’ 효과까지 나타나 짧은 운동으로도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페트르젤라는 WSJ에 이두근은 몇 세트의 턱걸이나 이두근 컬만으로도 근육이 도드라져 보이는 효과를 얻기 쉽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WSJ가 만난 여성들 가운데는 외출하기 전 팔 운동을 따로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직 부동산 중개인이자 모델인 엠마 스클라파니(55)는 아예 복근보다 팔에 집중해 운동한다고 WSJ에 말했다. 수영복을 입지 않는 이상 복근은 잘 보이지 않지만, 팔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민소매나 끈이 없는 드레스를 입었을 때 팔 근육에 대한 칭찬을 자주 듣는다고 했다. 심지어 팔 근육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피부에 브론저(피부에 색을 더해 태닝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화장품)를 뿌리기도 한다.

이런 변화에는 ‘강한 여성’에 대한 이미지 변화도 깔려 있다. 과거 여성의 근육은 지나치게 크거나 남성적이라는 이유로 감춰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고, 턱걸이를 할 수 있으며, 운동을 통해 몸을 변화시켰다는 사실 자체가 매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의대 계열 브리검 여성병원의 여성 스포츠의학 책임자인 엘리자베스 매츠킨 박사도 최근 하버드대 건강 전문 매체 ‘하버드 여성 건강 감시’에서 “여성의 운동 목표가 단순히 날씬한 몸을 유지하는 것에서 근육과 힘을 기르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여성용 운동 영상이 날씬한 몸매를 강조했다면, 이제는 특히 중년 이후에도 일상생활을 잘 해낼 수 있는 근력과 기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근력운동은 단순한 유행 이상의 의미가 있다. 2026년 ‘스포츠 과학·의학 저널’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여성의 저항운동이 폐경 전후를 가리지 않고 근력과 신체 구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성의 연령이나 호르몬 상태와 관계없이 상체와 하체 모두에서 근력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팔 근육이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떠오르는 현상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타임은 탄탄한 팔이 힘과 자신감을 보여주는 상징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이 정도로 탄탄한 몸이어야 한다’는 또 다른 외모 기준으로 굳어질 가능성을 짚었다. 근육을 키우고 유지하려면 꾸준한 운동은 물론 시간과 비용, 식단 관리도 필요하다. ‘마른 몸’ 대신 ‘근육질 몸’을 이상적인 여성의 몸으로 내세우는 것 역시 결국 다른 형태의 외모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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