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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6

[사설] ‘재심 무죄’ 최말자씨 사건, 국가 잘못 없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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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말자씨가 지난 3월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에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41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최말자씨가 지난 3월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에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41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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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61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최말자(80)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국가를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이 ‘시대적 한계’를 이유로 과거 검찰 판단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변론을 펼치고 있다. 검찰의 잘못된 기소가 재심에서 인정돼 무죄가 선고된 사건인데, 과거 검찰 판단에 문제가 없었다니 이 무슨 해괴한 주장인가.

최씨는 지난해 9월 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뒤, 같은 해 12월 검찰과 법원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 집행으로 겪은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낙인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며 1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7월 재판부에 제출한 서면 변론서에서 “최말자가 기소될 당시는 아직 정당방위의 ‘상당한 이유’의 해석에 관해 대법원에서 법리를 확립하기 이전”이라며 당시 검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에게 성폭력 상황을 재연하도록 하고 ‘순결성’을 심리한다는 명목으로 신체 감정 명령을 내린 과거 재판부의 소송 지휘 방식도 두둔했다. 과거의 제도와 통념을 국가 책임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미 확정된 판결에 중대한 잘못이 있을 때 이를 바로잡아 정의를 실현하고 억울한 사람을 구제하는 재심의 목적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무책임한 처사다.

1964년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최씨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죄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검찰은 최씨를 영장 없이 구속한 뒤 중상해죄로 기소했다. 구속 상태였던 피의자는 석방하고 강간미수 혐의를 불기소 처분한 뒤, 특수주거침입 및 협박죄만으로 기소했다. 검찰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꾼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열린 재심 결심공판에서 최씨에게 무죄를 구형하면서 “검찰의 역할은 범죄 피해자를 범죄 사실 자체로부터는 물론이고 사회적 편견과 2차 가해로부터도 보호하는 것이다. 과거 이 사건에서 검찰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갔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최말자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며 사죄도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부법무공단은 검찰 책임이 없다고 딴소리를 하는 것이다. 사실상 재심 무죄 선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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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오는 27일 마지막 변론기일을 열고 선고기일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법무공단의 상급 기관인 법무부가 신속히 바로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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