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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2, 2026

‘왕과 비’·‘명성황후’ 쓴 사극 대가 정하연 작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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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비’ ‘명성황후’ 등 굵직한 사극 드라마를 쓴 정하연(본명 정연·82) 작가가 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와 유족에 따르면 정 작가는 이날 병원을 찾았다가 오후 세상을 떠났다.

1944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연세대 연희극예술연구회 출신으로, 1968년 신춘문예 단막희곡 부문에서 ‘산울림’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같은 해 잡지 ‘세대’와 실험극장 신인희곡상 공모에 ‘무지개 쓰러지다’로 당선된 데 이어, 이듬해 ‘환상살인’이 국립극장과 경향신문 공모에서 당선되며 연극계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무지개 쓰러지다’가 잡지 ‘세대’와 실험극장의 신인희곡상 공모에서 당선되고, 이듬해 ‘환상살인’이 국립극장과 경향신문의 공모에서 장막희곡 당선작으로 선정되며 연극계의 주목을 받았다.

1970~80년대엔 영화 시나리오도 다수 썼다. 배우 신성일이 주연·연출을 겸한 ‘어느 사랑의 이야기’(1971), 이원세 감독의 야구 영화 ‘목마와 숙녀’(1976), 김기덕 감독의 ‘영광의 9회말’(1977) 등 화제작을 선보였다.

대중에 더욱 가까워진 건 라디오 드라마 극본을 거쳐 ‘전설의 고향’ ‘TV 문학관’ 등 방송 작가로 활약하면서. ‘춤추는 가얏고’(MBC·1990)는 가야금 명인의 예술혼을 조명하며 예술성과 작품성, 흥행성을 고루 갖춘 수작을 선보였다. 주연 고두심은 이 작품으로 연기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박지영·유동근이 주연한 KBS의 대하 사극 드라마인 ‘장녹수’(1995)를 통해 연산군이 아닌 장녹수를 주연으로 한 최초의 사극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KBS 대하 사극 ‘조광조’(1996), ‘왕과 비’(1998∼2000), ‘명성황후’(2001∼2002) 등 집필을 맡아 사극 드라마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이후 ‘신돈’(MBC·2005∼2006), ‘인수대비’(JTBC·2011∼2012) 등 대작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사극의 대가’로 자리매김했다.

선 굵은 연기의 배우 유동근과 콤비를 이뤄 드라마 장녹수·조광조·명성황후 등 사극 외에도 ‘욕망의 바다(KBS·1997)’, ‘아내(KBS·2003)’ 등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다룬 현대 통속극에도 정통했다. 이후 한중 합작 드라마 ‘상하이 브라더스’(드라맥스), 남편의 외도로 방황하는 중년 여성을 그린 ‘달콤한 인생’(MBC·2008) 등 현대극을 오가며 인물의 섬세한 감정 묘사를 담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소설가 김승옥과 가까웠던 추억을 살려 1950년대 명동을 무대로 문화예술사를 정리한 ‘명동극장’(2004), 1960년대 청년이었던 시인 김지하, 소설가 김승옥, 학생운동가 김중태를 중심으로 대학가를 돌아본 ‘지금도 마로니에는’(2005) 등 EBS 문화사 시리즈를 집필했다. 마지막 작품은 2018년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다.

1979년 ‘마로니에의 길’로 동아연극상 특별상과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받았다. ‘왕과 비’로 1999년 ‘KBS 연기대상’ 작가상, 2000년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가상을 받았다. 유족은 아들 요동씨, 딸 요숙씨, 사위 제임스 티렐.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4일. (02) 797-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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