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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9, 2026

회사 면접에 아이스커피 들고 입장…Z세대 “그렇게 큰일인가요?” 미국서 논쟁 [이윤정 기자의 소소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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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면접 보는데 아이스커피 들고 입장…Z세대 “그렇게 큰일인가요?” [이윤정 기자의 소소월드]

“면접 보러 왔는데 아이스커피 한 잔 들고 온 게 그렇게 큰일인가요?” 미국에서 엉뚱한 논쟁이 벌어졌다. 취업 면접장에 커피를 들고 들어가도 되느냐는 문제다. 발단은 한 채용 담당자의 틱톡 영상이었다. 그는 최근 Z세대 지원자들이 아이스커피나 아이스라테를 손에 들고 면접장에 들어오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지원자가 가볍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Z세대들은 이 영상에 “면접도 내 하루 일정의 일부일 뿐”이라며 반박을 쏟아냈다.

면접을 보면서 커피를 들고 가는 문제는 서구권에서 Z세대와 기성세대의 직장문화 충돌로 번졌다. 영국 가디언은 이 논쟁을 ‘위대한 아이스커피 논쟁’이라고 이름 붙였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아이스커피를 둘러싼 폭발적인 논쟁”이라고 표현했다.

논쟁의 발단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채용업체를 운영하는 케이틀린 웨니아이넨의 틱톡 영상이었다. 16년간 채용업무를 해왔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출액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미국 상위 500대 기업인 ‘포춘 500’ 기업들을 주로 상대한다고 했다. 웨니아이넨은 틱톡에서 “채용업무를 한 기업 상당수에서 Z세대 지원자들이 아이스커피나 아이스라테를 손에 들고 면접에 온다”고 말했다.

그가 문제 삼은 것은 커피 자체가 아니었다. 면접장에 음료를 들고 들어오는 모습이 면접을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웨니아이넨은 “면접관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스타벅스에 들렀다가 쇼핑몰에 갔다가 그날 일정 중 하나로 면접에 잠깐 들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접이 그날의 중요한 일정이 아니라 ‘할 일 목록 가운데 하나’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스커피는 면접 전이나 후에 마시라고 조언했다.

해당 영상은 9월 중순 다시 확산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댓글에는 “면접도 내 하루 일정 중 하나일 뿐이다”, “30분짜리 면접 때문에 하루 전체를 비워야 하느냐”, “회사에서 사람을 뽑는 건지 로봇을 뽑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대로 “30분 정도 커피를 참지 못한다면 그게 더 문제 아니냐”, “면접에서 첫인상을 만드는 것도 업무 능력의 일부”라는 의견도 나왔다.

논쟁이 커지자 웨니아이넨은 링크드인에 후속 글을 올렸다. 수천 개의 댓글을 읽고 보니 자신이 던진 질문이 ‘면접장에 커피를 가져가도 되느냐’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취지였다.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커피 한 잔이 지원자의 능력이나 인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게 아니었다. 회사마다 직장문화와 면접 분위기가 다른 만큼, 지원자가 무심코 한 행동이 면접관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려 했다는 것이다. 그는 “커피를 들고 왔다고 해서 나쁜 후보자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채용 담당자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지원자가 자신이 지원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비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채용·에티켓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린다.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이번 논쟁을 다루면서 전통적인 에티켓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미국 텍사스의 비즈니스 에티켓 교육기관 ‘프로토콜 스쿨 오브 텍사스’ 설립자 다이앤 고츠먼은 뜨거운 커피든 아이스커피든 면접장에 직접 들고 들어가는 것은 전문적인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면접관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음료를 들고 들어오면 면접을 중요한 공식적인 자리라기보다 편안한 대화 정도로 여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를 마시느라 악수할 손이 자유롭지 않거나, 컵에서 물이 흘러 책상에 자국을 남기는 것도 피해야 할 이유로 꼽았다.

에티켓 교육기관 ‘프롬 디 인사이드-아웃 스쿨 오브 에티켓’ 설립자 재키 버넌 톰프슨도 “면접에서는 직무의 수준과 관계없이 전문가답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사무실 문화가 예전보다 편안해졌더라도 면접은 지원자가 자신을 보여주는 공식적인 자리”라고 밝혔다. 에티켓 전문가 닉 레이턴은 음료가 주는 상징성에 주목했다. 그는 면접이 진행되는 30분만큼은 그 자리가 지원자의 하루에서 가장 중요한 일처럼 보여야 한다며, 커피나 지나치게 큰 물병을 들고 들어오는 행동이 ‘오늘 일정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용업계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포춘은 최근 이번 논쟁을 다루면서 채용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채용 소프트웨어 기업 아이심스의 인재 인사이트 총괄 트렌트 코튼은 커피 한 잔이 지원자의 업무 능력보다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물 한 잔과 커피 한 잔 모두 면접장에서 흔히 제공되는 음료인데, 지원자가 직접 가져왔다고 해서 채용 가능성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그런 이유로 좋은 지원자를 탈락시킨다면 ‘사소한 것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기사에서 채용업체 랜드스타드 프로페셔널의 시장 담당자인 애슐리 도허티는 “이것은 커피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누가 ‘프로페셔널함’을 정의하느냐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로버트 하프의 지역 총괄 메건 슬라빈스키는 아이스커피를 권하지는 않지만, 그것 하나가 면접 결과를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면접관과의 대화와 의사소통 능력, 직무에 필요한 전문성이 훨씬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것이다.

Z세대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컨설팅기업 인디비티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콜린 배치엘더의 의견을 소개했다. 배치엘더는 이번 논쟁을 Z세대가 무례해서 생긴 문제라기보다 세대마다 ‘정상적인 직장 행동’에 대한 기준이 다른 문제로 봤다. 그는 “Z세대에게 아이스커피를 들고 면접에 가는 것은 무례함의 표시가 아니라 그저 음료를 마시는 행동”이라며, “중요한 것은 지원자가 면접에 준비돼 있고 대화에 집중하며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또 아이스커피가 정말 채용에 영향을 줄 정도의 문제라면 채용 안내 과정에서 미리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용 전문가 보니 딜버는 자신의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라면 면접에 아이스커피를 들고 가지 않겠지만, 왜 그러지 않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기도 어렵다고 썼다. 그 이유가 미국 기업문화에 존재하는 ‘말로 가르쳐주지 않는 규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행동이 면접에서 적절한지 누군가 명시적으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주변 사람을 보며 자연스럽게 익히는 규칙이 있고, 그런 암묵적인 규칙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사람은 같은 행동을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딜버는 동시에 이런 암묵적인 규칙을 채용의 숨은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아이스커피를 들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후보자를 탈락시키려는 채용 담당자가 있다면 그 판단 자체를 다시 생각해봐야 하며, 회사가 음료 반입을 정말 허용하지 않는다면 면접 안내 단계에서 지원자에게 명확하게 알려주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사람의 업무 능력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회사에서 음료를 들고 면접장에 들어가도 된다는 뜻도 아니다. 가디언은 이번 논쟁에 대해 “세대에 따라 달라진 직장 예절의 기준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고, 포춘은 “커피가 아니라 누가 ‘프로페셔널함’을 정의하느냐의 문제”라고 짚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회사마다 다른 문화와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커리어 전문가 사라 맥코드의 발언을 인용해 “면접은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자리인 동시에 지원자 역시 회사를 살펴보는 자리”라며 “회사가 아이스커피를 들고 온 지원자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지원자 역시 그런 회사를 원하지 않는다면, 바로 그것이 면접이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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