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4만건 ‘약식기소’ 보완수사 경찰로…“검사에 제한적 증거보강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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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역사의 검찰청이 사라지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들어서는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0월2일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서, 수사는 경찰·중대범죄수사청이, 공소 제기·유지는 공소청이 전담하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가 현실화한다. 형사 절차의 대변혁이 몰고 올 변화와 파장, 사건관계인에게 미칠 실질적 변화를 다각도로 짚어본다.

오는 10월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서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연간 44만건에 이르는 약식기소 사건도 고스란히 경찰이 떠안게 된다. 도로교통법 위반 같은 비교적 사안이 경미한 약식기소 사건의 절차 지연을 막기 위해 관련 분야 경찰 수사 인력 확충과 함께 검사에게 제한적인 증거보강 권한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검찰이 재판에 넘긴 총 65만3916건의 사건 중 약식기소 사건은 모두 44만6759건으로 전체 기소 사건의 68%를 차지한다. 3건 중 2건은 약식기소 사건인 셈이다. 약식기소는 피의자의 혐의가 가벼운 사건에서 정식 재판 대신 서면 심리로 벌금·과료 등 재산형을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로, 주로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민생 범죄와 직결돼 있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 소액 사기 및 절도, 임금 체불, 단순 폭행 및 상해,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 등이 대표적인 약식기소 사건으로 꼽힌다. 법원이 약식명령이 적당하다고 인정할 경우, 검사나 피고인이 7일 이내에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확정된다.
통상 약식기소 사건은 검찰 검사직무대리실의 4·5급 형사법무직들이 빠르게 기록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담당 검사가 이를 살펴본 뒤 약식명령을 법원에 청구한다. 약식기소 사건 처리 과정에선 보통 판결문 확보, 피해자·가해자 간 합의 여부 확인 등과 같이 품을 크게 들이지 않아도 되는 간단한 보완수사가 직접 이뤄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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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4·5급 형사법무직들이 처리했던 이들 사건의 보완수사가 모두 경찰 몫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전체적인 사건 처리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그동안 검사직무대리실에서 해왔던 약식기소 사건의 보완수사는 재배당을 거쳐 검사가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를 내릴 수밖에 없다”며 “간단한 사건의 보완수사도 절차가 매우 복잡해져 사건 처리 지연이 심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에 따라 검사직무대리실 인력 규모를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약식기소 대상 사건 가운데 정식 재판에 붙여야 할 사건이 자칫 축소 처리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무에 치인 경찰이 사건 기록을 간소화해 송치하고 검사가 그대로 약식기소하는 현상이 고착화되면 기록에 가려진 범죄의 실체를 온전히 규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는 “(약식사건에서도) 피의자가 자백한 혐의 외에 드러나지 않은 범죄가 얼마든 있을 수 있다”며 “경찰 수사 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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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약식기소 사건 적체 현상을 막기 위해 현실적인 대안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형사 사건 경험이 풍부한 남언호 변호사(법률사무소 빈센트)는 “약식기소 사건에 한해 검사에게 제한적으로 일부 증거를 보강할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건 진행의 효율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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