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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16, 2026

불법촬영 피해자 정보 퍼뜨린 구글, 방미심위는 왜 ‘삭제 요청’만 했을까[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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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법촬영 피해자 정보가 구글을 통해 노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는 지난달 26일 사태를 인지한 직후 긴급 심의를 거쳐 해외 사이트엔 글 삭제를 ‘요청’하고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엔 접속차단을 ‘요구’했다.

구글이 퍼뜨린 불법촬영 피해자 정보···정부 “법적 책임 물을 것”

구글 이미지컷, unsplash

구글 이미지컷, unsplash

요청과 요구는 다르다. 요청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부탁의 의미인 반면 요구는 불응할 경우 후속 조치로 이어질 수 있어 강제성을 띤다. 방미심위는 정작 문제가 된 해외 사이트와 구글엔 왜 삭제를 요구하지 않았을까?

‘해외 서버’라는 지옥, 변명이 되다

인터넷 사이트에 불법·유해 게시글이 올라오면 방미심위는 심의를 거쳐 이것이 불법·유해 정보인지를 판단한다. 불법성이 인정되면 방미심위는 해당 사이트나 인터넷망 사업자 또는 이용자에게 ‘시정요구’를 내린다.

문제는 어떤 시정요구를 하느냐다. 성평등부에 따르면 방미심위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불법촬영물 등 4만8406건에 대해 시정요구를 했다. 이 가운데 ‘삭제’를 요구한 건 4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접속차단’이었다. 방미심위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정보에 대해선 국내사업자에게 삭제·이용정지를, 해외에서 유통되는 정보에 대해선 국내 ISP에 접속차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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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성범죄물은 해외에서 유통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 방미심위는 해외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 자체의 삭제를 요구하지 않는다. 방미심위는 2022년 그 이유로 “해외 사업자가 속한 국가의 불법성 판단 기준이 국내법과 다르고 국제적 소송이나 국가 간 마찰을 야기할 수 있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2020년 ‘N번방 사건’ 이후 정보통신망법이 개정되면서 해외 사업자에도 국내법을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해외 서버는 못 건드린다’는 논리는 공식처럼 남은 셈이다.

차단과 삭제 사이…피해자가 울고 웃는다

접속차단은 국내 이용자의 접근을 제한할 뿐, 원래 서버에 게시물이 남아 있거나 해외에서 정보가 계속 유통·복제되는 문제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 감사원은 지난 1월 방미심위가 2024년 접속차단을 요구한 딥페이크 음란물 게시 사이트 2만3107개 가운데 1000개를 무작위로 추출해 점검했다. 그 결과 85.4%에 해당하는 854개 사이트가 여전히 접속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구글 사태에서도 정부의 차단 요청 후에도 정보가 약 2주간 외부 사이트에 노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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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원 게시물을 삭제하면 적어도 해당 사이트에서 같은 정보가 계속 유통되거나 추가로 확산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외 플랫폼에도 삭제 의무를 부과하거나 방미심위가 적극적으로 삭제 시정요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 ISP에 대한 접속차단은 긴급·보완수단으로 활용하되 해외 플랫폼에는 원 정보 삭제와 검색 결과 차단, 계정 관련 조치, 재유통 방지 등 직접적인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단 너머, 삭제의 책임

구글 사태는 불법촬영 피해자가 자신의 정보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해당 정보가 다시 유출된 사건이다. 이런 점에서 방미심위가 접속차단 및 삭제 요청을 넘어 삭제를 ‘요구’했는지는 단순한 행정적 표현의 차이로 보기 어렵다. 피해자의 정보가 온라인에 남아 있는 한 국가가 삭제를 위해 끝까지 조치를 이어갈 의지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불법촬영물 유포와 같은 디지털성폭력은 국경을 넘나들며 일어나기 때문에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했다고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며 “실질적으로 삭제되지 않은 성착취물에 대해 어떻게 해외 플랫폼에도 책임을 물을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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