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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1, 2026

‘쓰담쓰담 고양이’로 노인들 심리적 안정 높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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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두 나라의 디지털 도구에 밝은 시니어들은 묻고 있었다. 나에게, 우리에게 필요한 테크놀로지는 무엇인가. 취재 초점도 ‘노인을 위한 AI는 있다’에서 ‘노인의 삶은 계속된다’로 나아갔다. 이들에게 인공지능은 찬반 문제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일상의 가능성을 넓혀주거나 새로운 내일을 설계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었고, 첨단 에이아이가 아니라 적정한 수준의 아이티(IT) 기술이면 충분하다는 쪽도 있었다. 한일 양국 4명의 시니어들을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바라보는 다양한 방식을 살펴본다.

거슬러올라가면, ‘네코짱’의 시작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었다. 유명 완구회사 ‘다카라 토미’에서 고위직을 지냈던 나카다 아츠시(73)는 일본 사회의 뿌리가 흔들린 재난을 겪으며 고민했다. “나는 그동안 애가 사달라고 떼쓰면 엄마가 지갑을 여는 그런 상품을 만들어왔던 게 아닌가? 남은 일생 어떻게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할까?” 그는 ‘가족의 행복을 창조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15년 전, 반려로봇 제조업체인 ‘트렌드 마스터’가 문을 연 사연이다.

9월8일 일본 가와사키시에 있는 ‘트렌드마스터’ 사무실에서 반려로봇을 들고 웃고 있는  나카다 아츠시.
9월8일 일본 가와사키시에 있는 ‘트렌드마스터’ 사무실에서 반려로봇을 들고 웃고 있는 나카다 아츠시.

지난달 8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 자리잡은 트렌드마스터를 찾았다. 트렌드마스터의 대표 제품은 ‘나데나데 네코짱’(쓰담쓰담 냥이)이다. 20가지 소리가 탑재돼 있어 등을 쓰다듬으면 냐옹~ 울고, 목을 만지면 갸르릉~ 꼬리를 잡아당기면 캬악~ 싫은 반응을 보인다. 스마트폰의 스크롤 기능처럼 마찰 정전기를 이용해 행동을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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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짱은 실제 고양이와 매우 흡사하다. 어떤 손님은 세상을 뜬 반려동물 사진을 들고 와서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개별 주문하기도 한다. 주로 통신판매(카탈로그)·홈쇼핑 채널 등을 통해 판매되며 한마리에 2만엔 정도다. 2025년 기준 트렌드마스터 매출은 7천만엔 가량이다.

트렌드마스터의 주고객은 고령층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르지만 일본에선 일정 나이 이상이 되면 유기동물을 분양해주지 않는다. 반려동물을 일찍 여의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또다른 반려동물도 맞을 수 없는, 그러다 요양시설로 옮겨 여생을 보내야 하는 노인들은 네코짱으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요양원에서 꼼짝도 안 하려는 이들에게 ‘어, 네코짱이 배고프대요’ 하면서 식당에 가도록 유도한다. 노인들의 활동성을 높이고 돌보는 사람과 소통하는 매개가 된다.” 나카다 대표는 2017년 일본 정부의 반려로봇 조사 보고서를 보여주며 “네코짱은 노인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데 35%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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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네코짱의 기능은 너무 제한적으로 보였다. 소리를 낼 뿐 움직일 수 없고 기억·학습하는 능력도 없다. “트렌드마스터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로봇을 만들 계획이 없냐”고 묻자 나카다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실제 고양이처럼 관절이 움직인다거나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거나 그런 쪽으로는 개발하고 싶다. 하지만 에이아이로 다양한 기능을 넣으면 노인들이 비싸서 살 수 없다. 첨단 로봇은 사용법도 가르쳐야 하고 애프터 서비스(AS)도 해야 하는데 쉽지 않고 자칫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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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본은 90~100살 초고령자가 많다. 이들에겐 네코짱이 주는 정서적 위안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2년 전 돌아가신 나카다 대표의 아버지는 일본의 유명한 충견을 재현해 만든 ‘하치코’를 매우 아겼다고 한다. ‘죽을 때 관에 넣어달라’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화장도 같이 했다.

인공지능 사용법을 열심히 배우고 있는 한국의 시니어들을 떠올려보면, 나카다 대표는 그야말로 ‘옛날 어르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명확한 철학이 있었다. 뭔가에 애착을 느끼고 사랑하는 마음, 최후까지 인간을 존엄하게 만드는 그 마음을 지키는 기술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 에이아이와 선을 긋는다고 해도, 그 역시 고령층이 삶의 주도권을 쥐도록 돕는 기술의 편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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