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통령’?…‘배신자 굴레’·‘검사스러움’ 벗어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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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무너진 뒤 보수는 절망적인 상태였습니다. 당분간 전국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는 것은 어렵겠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잠시 잊었지만 여기는 ‘다이내믹 코리아’입니다. 6·3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부산 북갑 의원, 유의동 경기 평택을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선거 이후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장관 6명을 교체하고 정책실장을 교체했지만, 하락세가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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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1일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는 38%, 부정 평가는 51%로 취임 이후 최악이었습니다. 부정 평가 이유에서 인사가 부동산 정책에 이어 2위였습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적합 응답은 22%, 부적합은 43%였습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적합은 13%, 부적합은 61%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 ‘손님 실수가 최대의 동력’은 우리나라 정치의 공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보수에 갑자기 활력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보수 논객들의 글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텔레비전과 유튜브에 출연하는 보수 패널들의 얼굴과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쳐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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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최대 수혜자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인 것 같습니다. 발언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9월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번 개각의 본질은 공소취소와 좌파 카르텔이다. 개각을 독재 연장의 도구로 쓰려다가 이 사달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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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혁명, No work, Yes money’, 용혜인의 주장도 대통령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비례대표 안 버리고, 조직을 지킬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끈끈하게 엮여 있는 동무이기 때문이다. 용혜인의 언더 조직이 이재명의 언더 조직이었다. 이제 공산주의 혁명을 꿈꾸는 그 언더 조직을 권력의 심장부에 이식하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좌파 독재로 이어지는 공소취소·연임 개헌 플랜이다. 국민은 버리고 좌파의 손을 잡고 독재로 가고 있다. 국민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보다 좌파들 등 돌리는 게 더 무서운 것이다. 청문회까지 간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검은 속내만 더 드러날 것이다. 결국, 개각이 이 정권의 무덤이 될 것이다.”
독설과 저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정치인의 말이 아니라 주술사의 주문 같습니다. 장동혁 대표의 발언 수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합니다.

장동혁 대표는 매우 특이한 정치인입니다. 대표가 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별로 한 일이 없습니다. 올 초에 갑자기 단식을 했는데 왜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6·3 선거를 앞두고 미국에 가서 김민수 최고위원과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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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많은 사람이 장동혁 대표의 유세 지원을 거절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렇게 당선됐습니다.
어쨌든 6·3 선거는 국민의힘의 참패였습니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장동혁 대표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버텼습니다.
때마침 중앙선거관리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올림픽공원 집회는 장동혁 대표에게 피난처를 제공했습니다. 올림픽공원에 출근하다시피 했습니다. “재명아 나랑 싸우자”고 쓴 손팻말을 들었고, 이승만 대통령 사진을 목에 걸고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쳤습니다. 활짝 웃으며 북채를 신나게 휘둘렀습니다. 점입가경입니다.
장동혁 대표는 선거에서 지면 책임지고 물러나는 기존의 정치 문법을 무시했습니다. ‘염치 불고하고 무조건 버티면 버틸 수 있다’는 새로운 정치 문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내년 8월까지 임기를 마칠 것 같다고 전망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심지어 연임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윤 어게인’ 강성 당원들이 그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 연임에 성공하고 2028년 총선에서 이기면 자신이 보수의 차기 대선주자가 된다는 게 장동혁 대표의 계산일 것입니다. 잘될까요?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또 다른 수혜자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입니다. 한동훈 의원은 국민의힘 제명 뒤 정치적 미래가 캄캄했습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정치적 재기를 위한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그는 단 한 번의 그 기회를 붙잡았고,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국회 입성 뒤 특별히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표적으로 떠올랐습니다. 한동훈 의원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승원 후보자를 공격하는 한동훈 의원의 표정과 언어는 보면 볼수록 섬뜩합니다. 제 지인이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기자 회견할 때 한동훈의 눈빛과 동작을 보면, 어미가 반쯤 죽여서 던져준 먹잇감을 갖고 노는 짐승 새끼가 떠오른다.”
“한동훈은 정치인이었던 적도 없고, 현재 정치인도 아니며, 앞으로도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한동훈은 계속 ‘검사 시즌 2’로 살아갈 것이다.”
한동훈 의원은 “김민석 등 ‘민주당 오빠들’에게 경고한다. 주가조작 피해자들이나 공익 제보자들에게 이빨을 드러내고 물어뜯지 말라. 약자 대신 나를 물어뜯어라. 제가 국민을 대신해 이빨을 다 뽑아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석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한동훈 의원이 제기한 의혹의 출처를 문제 삼아 공격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한동훈 의원의 반박은 지나치게 살벌합니다. 이빨을 뽑다니요? 폭력배들의 언어입니다.
한동훈 의원은 국무총리실 간부가 자신의 기자 회견에 끼어든 것을 ‘사찰’이라고 주장하며 파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무총리실 간부가 잘못한 것이지만, 한동훈 의원의 주장과 요구는 지나칩니다.
한동훈 의원은 9월4일 발표한 한국갤럽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9%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는 김민석 7%, 오세훈 5%, 조국 4%, 장동혁 4% 순이었습니다.
한동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여론조사 결과를 올리며 “2028 보수재건, 2030 정권탈환, 한동훈이 합니다”라고 기염을 토했습니다. 지금이 바로 한동훈 의원의 ‘화양연화’인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의원의 관계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무척 싫어합니다. 한동훈 대표 시절 장동혁 의원이 사무총장이었지만, 이제는 아예 원수 사이가 됐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자꾸 오빠를 강조하면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한동훈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의원은 “(올림픽공원에서) 지금 북 칠 땐가”라고 장동혁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주변에서도 두 사람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우재준 최고위원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징계를 취소 또는 정지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투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장동혁 대표와 가까운 조광한 최고위원은 “그분은 혼자 광내고, 혼자 노시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계속 밖에서 혼자 잘 노시면 될 거 같다”고 비아냥댔습니다.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은 “검찰 내부 자료 유출하다 되치기당하는 한심한 꼴이나 보이고 있다”며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입 다물고 있는 게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물론 두 사람의 화해와 협력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김태호 의원이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보수 재건의 원칙은 분명합니다. 제거가 아니라 확장입니다. 배제가 아니라 경쟁적 공존입니다. 분열이 아니라 연대입니다.”
“장동혁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과 다른 세력까지 품는 포용의 리더십입니다. 한동훈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당의 승리와 연결시키는 책임의 정치입니다. 장동혁 대표의 ‘포용의 리더십’과 한동훈 전 대표의 전투력을 함께 모을 때 우리 당은 더 강해지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는 국민의힘 안에서 소수인 것 같습니다. 장동혁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책임당원들은 한동훈 의원을 민주당보다 더 미워합니다. 한동훈 의원 지지자들은 장동혁 대표가 물러나야 보수의 집권 가능성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빙탄불상용, 불구대천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일 것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보수의 재집권은 가능할까요? ‘장동혁 대통령’, ‘한동훈 대통령’은 가능할까요?
장동혁 대표는 치명적 한계가 있습니다. 중도 확장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윤 어게인 세력의 지지로 내년 8월 대표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2028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한동훈 의원에게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윤 어게인 세력이 뒤집어씌운 ‘배신자’ 굴레입니다. 벗어날 수 있을까요? 둘째, ‘검사스러움’입니다. 우리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을 통해 검사에게 나라를 맡기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똑똑히 배웠습니다. 한동훈 의원이 정치인으로 성공하려면 검사스러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과연 가능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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