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손발이 차거나 저리다면…내 몸이 보내는 신호, 그냥 넘기지 마세요
손발은 우리 몸의 말단에 있어 작은 변화가 먼저 나타날 수 있는 부위다. ‘손발이 차다’는 한 가지 증상만으로 질병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언제 차가운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색깔이 변하는지,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가장 먼저 시린 곳이 있다. 손끝과 발끝이다. 따뜻한 실내에서도 손발이 계속 차갑거나 예전보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의 색깔이 변하거나 통증·저림·감각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혈관이나 갑상선 기능, 빈혈 등 다른 건강 문제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추워지면 손발부터 차가워지는 이유
우리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피부 가까이에 있는 혈관을 수축시킨다. 심장이나 뇌 등 중요한 장기의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몸의 말초로 흐르는 혈액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손과 발은 몸통보다 먼저 차가워진다. 특히 발은 심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따뜻해지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추운 날씨에 잠시 손발이 차가워졌다가 몸을 따뜻하게 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정도라면 대부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트레스가 심해도 손발이 시릴 수 있다
스트레스나 불안이 심할 때도 손발이 차가워질 수 있다. 긴장하면 우리 몸에서는 이른바 ‘투쟁-도피 반응’이 나타난다. 이때 혈관이 수축하면서 손발 같은 말초 부위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중요한 일을 앞두거나 긴장할 때 손이 차가워지는 정도라면 반드시 혈액순환 장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손발이 하얗거나 파랗게 변한다면
그러나 손발이 차가운 것과 함께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색깔이 변한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추위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손가락·발가락이 갑자기 하얗게 변했다가 파랗게 되고, 따뜻해지면서 다시 붉어지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레이노 현상일 수 있다. 혈관이 일시적으로 심하게 수축하면서 해당 부위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저림이나 감각 저하,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레이노 현상에는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일차성과 다른 질환과 연관돼 발생하는 이차성이 있다. 이차성 레이노 현상은 루푸스나 경피증 같은 결합조직질환 등과 관련될 수 있다. 특히 성인이 된 뒤 새롭게 증상이 시작됐거나 증상이 심하고, 손발가락 끝에 상처나 궤양이 생긴다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탄다면…갑상선도 살펴야
손발뿐 아니라 몸 전체가 유난히 춥고, 주변 사람들은 괜찮은데 혼자 추위를 심하게 탄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와 체온 조절에 관여한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추위를 잘 타는 증상과 함께 피로감, 체중 증가, 변비, 피부 건조, 근육이나 관절의 통증 등이 나타난다. 다만 추위를 많이 탄다는 증상만으로 갑상선 질환을 판단할 수는 없다.
피로감·어지럼증이 함께 있다면 빈혈 가능성도
손발이 차면서 평소보다 쉽게 피곤하거나 어지럽다면 빈혈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살펴볼 수 있다. 빈혈은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진 상태다. 피로감과 어지럼증, 창백한 피부, 두통, 숨이 차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손발이 차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이전보다 쉽게 지치면서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히 체질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빈혈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걸을 때 다리가 아프다면 혈관도 확인해야
손발이 차가운 증상에 다리 통증까지 동반된다면 혈관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다리로 혈액을 보내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혈류가 감소하는 질환이다. 발이 차갑게 느껴지거나 피부색이 창백해질 수 있고, 걸을 때 종아리나 다리가 아프다가 쉬면 통증이 가라앉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한쪽 발이 다른 쪽보다 차갑게 느껴지는 경우에도 혈류가 충분하지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면 발목과 팔의 혈압을 비교하는 발목상완지수(ABI) 검사 등을 통해 다리의 혈류 상태를 확인해본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갑자기 한쪽 발이 차가워지는 경우다. 발이 갑자기 차가워지면서 심한 통증이 나타나거나 피부가 창백하거나 푸르게 변하고, 감각이 떨어지거나 발을 움직이기 어려워진다면 혈류가 급격히 감소한 상황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수족냉증으로 여기고 기다리기보다 신속하게 의료기관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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