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침구, 비싸다고 따뜻할까…소재부터 따져본 구매 가이드
침구는 피부와 오랜 시간 맞닿는 만큼 세탁과 건조가 편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pexels
날씨가 쌀쌀해지면 침구부터 바꾸고 싶어진다. 여름 내내 덮었던 얇은 이불을 넣고 도톰한 겨울 이불과 포근한 침대 시트를 꺼낼 때다. 새 침구를 장만하려고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보면 고민이 시작된다. 면 100%, 모달, 텐셀, 극세사, 플란넬…. 소재도 다양하고 ‘고밀도’ ‘고급 원단’ ‘1000수’ 같은 설명도 눈에 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비싼 침구가 더 편안한 잠을 보장할까.
침구를 고를 때는 가격이나 숫자보다 자신의 수면 습관과 소재의 특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 땀이 많아 자다가 이불을 걷어차는 사람과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맞는 침구는 다르다. 피부에 닿는 감촉을 중시하는지, 세탁과 관리가 편해야 하는지에 따라서도 선택이 달라진다.
면 100%라고 다 같은 면이 아니다
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를 고를 때 가장 흔히 접하는 소재는 면이다. 면은 흡습성이 좋고 비교적 튼튼하며 세탁과 관리가 쉬워 일상용 침구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면 100%라는 표시만으로 촉감이나 품질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원료가 되는 섬유의 특성뿐 아니라 실의 굵기와 직조 방식, 가공 방법에 따라서도 느낌이 달라진다.
면 시트 중에서도 바삭하고 산뜻한 감촉을 좋아한다면 퍼케일(percale)을 살펴볼 만하다. 경사와 위사가 한 올씩 번갈아 교차하는 평직 방식으로 짜며, 표면에 광택이 적고 비교적 가벼운 느낌을 준다. 통기성이 좋은 편이라 열이 많거나 자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다만 새 제품은 매끈하고 부드러운 촉감보다 빳빳한 느낌이 강할 수 있고, 구김도 비교적 잘 생긴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촉을 원한다면 새틴(sateen) 직조 면을 고려할 수 있다. 여러 올 위로 실이 지나가는 방식으로 짜 표면이 매끈하고 은은한 광택이 난다. 퍼케일보다 도톰하고 포근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열이 머무는 느낌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답답할 수 있다. 같은 면 소재라도 직조 방식에 따라 촉감과 사용감이 달라지는 셈이다.
실 개수 많을수록 고급 침구일까
침구를 살 때 ‘스레드 카운트(thread count)’라는 숫자를 내세운 제품을 볼 수 있다. 원단 1제곱인치 안에 들어가는 실의 수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면 원단의 실 개수가 많으면 더 가늘고 촘촘한 실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숫자가 높다고 반드시 품질이 좋은 것은 아니다.
미국 소비자 전문 매체 굿하우스키핑은 침구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실 개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시트의 부드러움이나 내구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전한다. 특히 여러 가닥을 꼬아 만든 실을 각각 세는 방식 등에 따라 숫자가 부풀려질 수 있다. 면 100% 원단에서도 섬유의 품질과 직조 방식이 중요하다.
따라서 제품 설명에 실 개수가 표시돼 있다면 참고하되, 그 숫자만으로 제품을 고르지는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모달이나 리오셀, 폴리에스터 등 다른 소재가 섞인 제품은 면 시트와 같은 기준으로 실 개수를 비교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소재의 혼용률과 세탁 방법 등 표시 사항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직접 만져보거나 교환·반품 조건을 살펴 구매하는 편이 낫다.
부드러운 촉감 원한다면 모달·리오셀
면 외에 최근 침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소재가 모달과 리오셀이다. 두 소재 모두 식물에서 얻은 셀룰로스를 원료로 화학적 공정을 거쳐 만든 재생섬유다. 모달은 일반적으로 부드럽고 유연한 촉감으로 알려져 있으며, 리오셀 역시 매끄러운 감촉과 흡습성을 특징으로 한다.
리오셀 제품 중에는 ‘텐셀(TENCEL)’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있다. 텐셀은 섬유업체 렌징의 상표로, 모든 리오셀이나 모달 제품을 뜻하는 일반명은 아니다. ‘대나무 침구’ ‘유칼립투스 침구’라는 표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물 원료를 사용했다고 해서 완성된 원단이 가공 전 식물의 성질을 그대로 지니는 것은 아니다. 제품을 비교할 때는 원료의 이름뿐 아니라 실제 섬유 혼용률을 확인해야 한다.
이들 소재는 피부에 닿는 매끄러운 감촉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제품마다 두께와 짜임, 가공 방식이 다르므로 모달이나 리오셀이라는 이름만으로 시원함이나 보온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관리 방법이 까다롭거나 원하는 촉감과 다를 수 있으니 세탁 표시도 함께 살펴야 한다.
겨울엔 플란넬·기모 침구가 제격
추위를 많이 타거나 침실이 서늘하다면 겨울용 침구의 보온성을 우선 고려한다. 대표적인 소재가 플란넬이다. 면 등 섬유 표면을 긁어 잔털을 일으킨 원단으로, 표면에 형성된 잔털 사이에 공기가 머물면서 포근한 느낌을 준다. 면 플란넬은 겨울용 시트와 잠옷에도 널리 사용된다.
극세사 침구는 가느다란 합성섬유를 사용해 부드러운 촉감을 내는 제품이 많다. 가볍고 건조가 빠르며 구김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제품에 따라 열이 많이 머물거나 정전기가 생길 수 있어 땀이 많은 사람은 두께와 촉감을 살펴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극세사라고 모두 같은 보온성을 지닌 것은 아니다.
겨울 이불은 겉감뿐 아니라 충전재도 중요하다. 구스·덕다운은 가볍고 보온성이 높은 편이며, 합성섬유 충전재는 가격과 세탁 편의성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실용적일 수 있다. 보온성은 충전재의 종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충전량과 구조, 이불의 크기와 누빔 방식 등도 영향을 준다. 추위를 많이 탄다면 두꺼운 이불 한 장만 고집하기보다 실내 온도와 수면 습관에 맞춰 이불을 겹쳐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침구는 세탁과 관리까지 고려해야
침구는 피부와 오랜 시간 맞닿는 만큼 세탁과 건조가 편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면은 비교적 관리가 쉽지만 세탁 후 수축하거나 구김이 생길 수 있다. 극세사는 건조가 빠른 제품이 많지만 섬유유연제 사용 여부 등 제품별 관리 지침을 확인해야 한다. 모달과 리오셀도 혼용률과 가공에 따라 세탁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침구를 구매할 때는 소재 표시와 함께 세탁 기호를 확인한다. 집에서 사용하는 세탁기의 용량에 맞는지도 중요하다. 부피가 큰 이불을 세탁기에 무리하게 넣으면 세탁과 헹굼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물세탁이 어려운 제품이라면 전문 세탁 비용과 관리의 번거로움까지 구매 비용에 포함해 생각해야 한다.
‘좋은 침구’는 가장 비싼 침구가 아니라 자신에게 잘 맞는 침구다. 땀이 많다면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면 퍼케일을, 매끄러운 감촉을 원한다면 면 새틴이나 모달·리오셀을, 추위를 많이 탄다면 플란넬이나 보온성 높은 이불을 살펴보자. 침구를 바꾸는 계절, 광고 속 숫자와 가격표보다 내가 잠든 동안 어떤 느낌을 원하는지부터 생각해보면 선택이 한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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