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무소 한곳에서 일어난 보증사고가 57건, 153억… HUG가 다 물어줬다

2021년 이후 전국에서 전세 보증 사고가 가장 많이 난 중개사무소는 서울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로 나타났다. 이곳이 중개한 전세 계약에서만 사고가 57건 발생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갚아준 보증금이 153억원에 달한다.
15일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이 HUG에서 제출받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사고 중개사무소별 현황’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사고 상위 20개 중개사무소에서만 사고가 384건 발생했다. HUG가 이들 계약에서 대신 갚은 돈은 약 700억원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3곳, 부산·인천·경기 각 2곳, 대구·강원·울산 각 1곳이었다. 서울 8곳에서 난 사고는 158건, HUG가 대신 갚은 돈은 378억원으로 상위 20곳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특히 서울 강서구에만 5곳이 몰려 있었고, 이 5곳에서 대신 갚은 돈만 288억원(113건)이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HUG가 세입자에게 먼저 돌려주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받아내는 제도이다. 계약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나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집이 경매·공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다 받지 못하면 보증사고가 된다.
한 집주인의 집을 거듭 중개한 사무소도 있었다. 강원 동해시의 한 사무소에서는 같은 집주인 1명의 계약에서만 사고가 28건 났고 HUG가 대신 갚은 돈은 54억원이었다.
HUG는 보증 심사에서 중개사무소의 과거 사고 이력을 반영하지 않는다. 집주인의 사고 이력과 달리 사고가 수십 건 쌓인 중개사무소인지는 심사에서 따지지 않는 셈이다.
그런데 HUG는 이 정보를 보증 심사에 쓰지 않는다. 보증 심사 때 중개사무소의 과거 사고 이력을 반영하는지 묻자 HUG는 “해당사항 없다”고 답했다. 집주인의 사고 이력과 달리 사고가 수십 건 쌓인 중개사무소인지는 심사에서 따지지 않는 셈이다.
수사기관에 넘긴 자료도 많지 않았다. HUG가 공인중개사와 관련해 수사기관에 자료를 제공하거나 통보한 건수는 2023년 5건, 2024년 4건, 2025년 6건, 올해 8월까지 4건으로 모두 19건이다.
모경종 의원은 “보증사고는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생기는 만큼 사고가 났다고 중개사 전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한 사무소에서 사고가 수십 건 되풀이되는데도 그 정보를 가진 HUG가 심사에 쓰지 않고 수사기관에 넘기는 것도 한 해 몇 건에 그친다면, 다음 세입자는 그 사무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 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신 갚은 돈을 받아내는 것만큼 같은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것도 HUG의 몫”이라며 “사고가 반복된 중개사무소를 국토부와 등록관청에 정기적으로 알리고, 세입자가 계약 전에 그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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