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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ugust 18, 2026

이란전 비협조·투자 지연 불만…트럼프, 한국 압박하며 김정은엔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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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명구조요원 라이더 윌리엄스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명구조요원 라이더 윌리엄스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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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서는 미국·이스라엘-이란전쟁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라는 유화 조처를 내놓으며 대화 재개를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직접 밝힌 내용을 보면 연합훈련 축소 결정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에는 한국이 이란전쟁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이행이 늦어지는 데 대한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불만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합훈련 축소 지시를 처음 발표할 때 김 위원장과의 우호적 관계와 막대한 비용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날은 한국의 ‘이란전 비협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리가 이란 문제와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손을 좀 보태달라”고 제안했으나 이 대통령이 “아니오. 사양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이 이 대통령에게 “우리는 바로 옆에 있는 김정은으로부터 한국을 지키기 위해 3만9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 아주 쉬운 이란 군사작전조차 돕지 않겠다는 것이냐”며 “그렇다면 왜 우리는 당신을 돕기 위해 관여해야 하느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미국의 이란전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은 만큼 미국도 한국 방어에 드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가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 축소 결정을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뿐 아니라 한국이 호르무즈해협 문제에서 미국을 돕지 않은 데 대한 불만과 연결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동맹국 방어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존의 불만을 이번에도 되풀이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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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가 인용한 서울의 입장에 정통한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지원 요청에 한국이 미온적으로 반응한 데 불쾌감을 느껴 한국을 한 대 때리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한 것은 그런 의도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 투자 이행 지연에 대한 불만도 훈련 축소의 배경으로 꼽힌다. 폴리티코는 관련 논의에 정통한 3명을 인용해 연합훈련 축소 결정에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약속 이행 속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도 반영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는 한국 정부가 투자 약속 이행을 지나치게 늦추고 있다는 시각이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와 안보를 별개로 보기보다 한쪽에서 확보한 지렛대를 다른 현안을 압박하는 데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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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3500억달러 가운데 1500억달러를 조선업 협력에 배정했지만 나머지 2000억달러의 구체적인 투자 사업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반면 5500억달러 투자를 약속한 일본은 이미 6개 사업을 확정했다. 미국 쪽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한미 간 협상이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을 “지금까지 가장 느린 협상 상대”라고 표현했다. 한국이 투자 사업의 수익성과 절차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사이, 속도와 가시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날 양쪽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북핵 문제는 악화 일로로 치달았다. 연합뉴스
2019년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날 양쪽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북핵 문제는 악화 일로로 치달았다. 연합뉴스

동맹인 한국을 거칠게 압박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연일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전날 연합훈련을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에 적대적인 신호”라고 규정하며 자신의 재임 기간 북한은 “위협적이지 않고 정중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날 백악관 문답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제안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식과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안에 실제 반응했다는 취지의 언급이어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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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크게 강화되고 북·러의 밀착이 심화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훈련 축소가 동맹의 억지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에마 챈렛-에이버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논평을 내고 북한을 “위협적이지 않고 존중한다”고 묘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미사일과 핵 능력을 꾸준히 향상하고 러시아라는 추가 후원국까지 확보하는 모습을 지켜본 동맹들에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댄 블루멘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도 더힐에 훈련 축소는 “동맹과 억지력을 해친다”며 북한에는 미국이 먼저 양보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한겨레에 이번 연합훈련 축소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한 반응이자, 추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나 핵실험으로 대화 재개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는 정상외교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늠하고 있다”며 북·러 협력 수준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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