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 놓인 영정…가습기 참사 피해자들 “광화문 추모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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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피해자연대) 대표가 생전 탔던 전동 휠체어에 굵은 빗줄기가 떨어졌다. 호흡기, 심장과, 정신과 등 메모가 빼곡히 적힌 서 대표의 약통, 고인의 영정과 관도 나란히 빗물에 젖었다.
피해자연대는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서 대표의 영정을 둔 채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참사 해결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요청했다. 참사 후유증으로 폐 질환 등을 앓아 온 서 대표는 지난 11일 급성 기흉으로 사망했다. 피해자들은 평소 “내가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 광장에서 투쟁해 달라”고 한 서 대표 뜻을 따라, 지난 14일부터 광화문 광장에 자리잡았다.
애초 광장에 분향소를 마련하려던 계획은 서울시와 대치를 겪으며 농성 시위가 됐다. 서울시는 분향소와 이를 위한 책상, 가림막 등의 광장 설치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연대는 “추모를 지원하기는커녕, 고인의 영정과 관을 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마저 막았다”고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도 책상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 직원들과 피해자들 사이 실랑이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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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단에 따라 오는 10월8일부터 ‘정부의 배상 책임’을 골자로 한 개정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특별법)이 시행된다. 피해자들은 정부와 대통령에게 공정한 피해 인정 기준과 절차 등 구체적인 특별법 이행 계획을 밝혀달라고 요구한다. 참사의 원인과 양상, 책임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도 여전히 미진하다는 입장이다. 김태윤 장례공동위원장은 “서 대표의 죽음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가습기 살균제 2기 특조위를 구성하라”고 말했다.
피해자연대는 18일부터 빈소를 설치해 시민 조문을 받기로 했다. 김현수 피해자연대 사무처장은 “(서울시가)천막 설치를 허용하지 않으면 맨 바닥에서라도 향을 피우고 조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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