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긴급’…며칠 기다려 겨우 3시간 쓰는 ‘유명무실’ 긴급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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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산에 사는 ㄱ씨(76)는 병원에서 퇴원한 뒤 혼자 생활하기 어려워 보건복지부에서 제공하는 ‘긴급돌봄’을 신청했다. 긴급돌봄은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에 놓인 사람을 지원하는 제도지만 ㄱ씨는 곧바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서비스 제공 여부는 현장 확인 등을 거쳐 결정되는데, ㄱ씨가 퇴원 일정이 정해진 뒤에야 신청해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어렵사리 긴급돌봄을 받기로 결정된 뒤에도 평일에만 이용할 수 있는 등 제약이 있었다. ㄱ씨는 “타지에 사는 자식들 도움으로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아픈 사람이 복잡한 절차를 따져가며 이용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긴급돌봄 지원사업은 주돌봄자의 갑작스러운 부재나 질병·부상·재난 등으로 일시적으로 돌봄이 필요하지만 장기요양보험 등 기존 돌봄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을 지원하는 제도로 2024년 도입됐다. 올해는 국비 예산 51억원에, 지방정부 지방비까지 포함해 운영된다. 서울·경기를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하루 최대 8시간, 총 72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서울·경기는 자체적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긴급돌봄 제도는 시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이용현황을 보면 돌봄 공백을 메우겠다는 제도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 ‘긴급돌봄 지원사업 이용 자료’를 보면, 올해 1~6월 이용자 수는 2347명으로 이 가운데 기본돌봄(재가돌봄, 가사·이동 지원)을 이용한 이들의 1회당 평균 이용시간은 3.1시간이었다. 지난해 3~7월 이용 건별 시간 분포는 3만4313건 가운데 3시간 이용이 2만6136건(76.2%)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6시간 이상 이용은 282건(0.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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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 1~6월 긴급돌봄 서비스 선정자는 3084명인데, 이용자는 76.1%(2347명)에 그쳤다. 복지부 관계자는 “긴급돌봄 제공기관이나 인력이 부족해 서비스 연결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고, 장기요양이나 장애인활동지원 등 다른 돌봄서비스로 연계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시간이 한정적이고 서비스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데는 공급 체계의 영향이 크다. 긴급돌봄 제공에는 기존 재가장기요양기관이 상당수 참여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기요양기관이 많이 참여하다 보니 통상 3시간 정도 이용하는 방문요양과 유사하게 운영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ㄱ씨는 하루 8시간 돌봄을 희망했지만 서비스 연계 과정에서 제공기관으로부터 3~4시간으로 줄이면 인력을 구하기 수월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ㄱ씨는 “나머지 시간은 가족의 도움을 받았지만, 주변 도움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제도가 있어도 이용을 포기하고 요양병원을 알아보는 등 다른 방법을 찾았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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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복지서비스의 이용 조건만 설계할 게 아니라 실제 서비스를 구현할 공급체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진석 서울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급체계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한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이는 긴급돌봄을 포함한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지역사회 통합돌봄에서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제공기관과 인력 확보를 중요하다고 보고 있고, 지역 간 공급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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