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같은 폐렴백신인데 어디는 6만5000원, 어디는 30만원…내년 국가 지원 기준도 아직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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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부모님의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계획하고 있다면, 백신 종류와 접종비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고령층이 국가 지원으로 맞을 수 있는 백신(PPSV23)과 별개로,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단백결합백신(PCV)은 같은 제품도 의원에 따라 접종비가 최대 4.6배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내년 PCV 무료접종 전환을 예고했지만, 시행 시기와 세부 지원 기준이 아직도 정해지지 않아 부모님이 언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비급여 진료비 자료를 보면, 폐렴구균 단백결합백신인 ‘프리베나13’의 의원급 접종비는 최저 6만5000원, 최고 30만원이었다. 같은 백신을 맞는데 어느 의원을 찾느냐에 따라 비용이 23만5000원까지 차이가 났다. 또 다른 성인 접종용 단백결합백신인 ‘박스뉴반스’ 역시 최저 5만원, 최고 20만원으로 4배 차이가 났다. 폐렴은 지난해 3만965명이 숨진 국내 사망원인 3위 질환으로, 사망자의 92.2%가 7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고령층이 무료 접종을 두고 돈을 내고 PCV를 맞는 것은 예방효과 때문이다. 국가가 65세 이상에게 무료로 지원하는 23가 다당백신(PPSV23)은 면역기억을 형성하지 못해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PCV는 다당류를 단백질에 결합해 면역기억을 유도하기 때문에 효과가 오래 유지된다. 그런데 PCV는 영유아만 국가예방접종 대상으로 PCV를 맞으려는 고령층은 비용을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접종비 부담을 덜어줄 지자체 지원도 제한적이다. 고령층의 단백결합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기초지자체는 서울 광진구·강남구, 충북 괴산군, 전북 정읍시·남원시 등 5곳으로, 전국 226곳의 2.2%에 그쳤다. 이들 5곳의 지원 대상과 기준도 서로 달랐다. 광진구는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강남구는 그중에서도 중증장애인으로 대상을 제한했다. 괴산군은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둔 60∼64세 주민을, 정읍시는 60∼64세 시민을 지원한다. 같은 나이라도 거주 지역과 소득·장애 여부에 따라 PCV 접종비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도 내년부터 국가 지원 백신을 다당백신에서 PCV로 전환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올해 136억원에서 내년 418억원으로 늘렸다. 문제는 전환이 언제부터 누구에게 적용될지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질병청은 “2027년 전환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백신 전환 시점은 조달 계약, 사업 계획 수립 등 진행 상황에 따라 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도입할 백신에 대해서는 “국내 고령층 혈청형 분포 현황, 백신별 효과 등의 근거 자료 검토 및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도 접종 이력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질병청은 폐렴구균 접종의 국가 지원을 받지 않은 65세 이상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준대로라면 이미 국가 지원으로 다당백신을 맞은 고령층은 전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자비로 PCV를 이미 맞은 경우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 질병청은 “구체적인 실시기준을 사업 계획 수립 과정에서 검토해 접종 일정을 안내할 때 함께 알리겠다”고 밝혔다.
백신 전환을 예고한 내년이 석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부모님이 언제 어떤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을지 판단할 세부 기준은 아직 나오지 않은 셈이다.
소 의원은 “폐렴은 고령층에게 특히 치명적인 질환인 만큼, 사는 지역이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접종 기회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백신 전환 시기와 세부 지원 기준을 조속히 확정하고, 예방접종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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