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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3, 2026

[단독] 차별 탓…이주배경 고교생 ‘적응 힘들어 자퇴’ 2.5배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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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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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중국 앤데 왜 우리가 가르쳐야 돼?”

고등학생 ㄱ은 한국에 와 처음 등교한 날, 자신을 앞에 두고 선생님들이 한 얘기를 잊을 수가 없다. 중국인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와 재혼해 한국으로 오면서, ㄱ은 한국 국적을 얻었다. 하지만 한국어가 서툴렀다.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분위기조차 눈치채지 못하는 건 아니다. 심상찮은 느낌에 켠 번역기엔 “우리 세금으로 얘를 가르쳐야 돼?” 같은 말이 떴다. 어렵게 시작한 학교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알아듣기 힘들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지만, 학습자료 번역 같은 도움은 없었다. 결국 ㄱ은 학교를 그만뒀다.

국내 이주배경 학생이 올해 2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주배경 고교생의 자퇴율이 2024학년도 2.15%로 2년 연속 2%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배경 학생은 부모 가운데 한쪽 또는 양쪽이 외국인이거나, 본인 또는 부모가 외국에서 온 경우 등을 일컫는다. 2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그해 이주배경 고교생 2만7673명 가운데 594명이 학교를 관뒀다. 2020학년도 1.36%였던 자퇴율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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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배경 학생의 자퇴율 자체는 전체 고등학생(2024년 2.1%)과 별 차이가 없지만, 자퇴 사유는 달랐다. ‘학교 부적응’으로 자퇴한 비중이 전체 고교생은 14.5%인 반면, 이주배경 학생은 35.7%로 2.5배가량 많았다. ㄱ 사례처럼 이주배경 학생들이 통번역 등 학습 지원 부재, 교사·학생들의 몰이해 등에 내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뜩이나 경쟁적인 한국의 교육체제에서 이들이 뿌리내릴 수 있는 도움을 어디서도 받기 힘든 것이다. 초·중·고교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자퇴를 포함해 학업을 중단하는 이주배경 학생은 2020학년도 987명(0.67%)에서 2024학년도 2226명(1.15%)으로 증가해, 전체 초·중·고교생 비율(1.06%)보다 조금 높았다.

학교를 그만두지 않는다고 해서 괜찮은 건 아니다. 한 중학교 다문화교육 수업에서 서울 대림동의 중국인 혐오 시위 사례가 나오자 학생들 사이에선 “중국인은 한국에서 떠나야 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교실에 있던 중국 출신 학생은 이 말을 웃어넘겼다. 중국 동포의 자녀인 고교생 ㄴ은 학교에서 친구와 다투다 “야, ××, 너 나가”라는 비하 발언을 들었다. 친구는 사과했지만, ㄴ의 상처는 쉽게 낫지 않았고 1년간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한 중학교 교사는 “교실 안에서도 이주배경 학생이 다른 학생들의 차별적인 발언에 쉽게 맞서기 어려운 권력관계가 있다”며 “그 말을 문제 삼는 순간 자신도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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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계속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다문화가정·이주민 관련 ‘역차별’ 발언은 이주배경 학생들이 겪는 차별과 혐오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승미 경기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장은 “이주민을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경제적 기여나 지원 여부로 평가하는 발언은 교실에서도 이주배경 학생을 배척해도 된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주배경 청소년들은 성장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부끄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대통령의 발언이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역차별’이라고 말하는 건 이주노동자의 노동력만 탐하고 이들의 삶과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외면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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