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 기다리기 지쳐”...국내 투자자, 지난달 미국 주식 올해 최대 순매수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유의미한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는 미국 시장에서 54억2312만달러(약 7조2000억원)를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했다. 올해 들어 월간 최대치다. 월별로 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미국 시장에서 ‘사자’를 이어왔는데, 지난달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수한 셈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사들인 배경에는 코스피의 약세가 꼽힌다. 코스피는 올해 6월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지만 하반기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 22.2% 폭락한 이후부터는 5000과 7000 사이에서 ‘박스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도 16.2% 폭락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코스피가 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흔들리면서 미국 시장으로 넘어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평가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떨어진 점도 미국 주식 매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때 1550원을 웃돌았던 원화 환율이 최근 1330원대로 떨어지면서 미국 주식 투자의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미국 주식을 올해 들어 최대로 순매수했지만 미국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강한 분위기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증시에서도 AI(인공지능) 산업의 수익성 논란이 여전한 데다 최근 미국의 주요 빅테크 주가도 약세를 보이면서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200억6198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9월 다음으로 가장 적은 규모다. 지난 6월 기록한 약 331억달러 대비 39% 넘게 줄었다. 다만 지난달 매도 금액(약 146억달러)도 올해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순매수 자체는 올해 최대치에 달한 것이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약세와 환율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미국 주식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내와 해외 증시를 불문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 대금과 매수세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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