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 맛난 계절 고민 1순위…“곰팡이 핀, 그 부분만 잘라내고 먹을까?”
사과나 배처럼 과육이 단단한 과일은 곰팡이 주변과 아래쪽을 최소 2.5㎝ 이상 넉넉히 도려내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pexels
결실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면 과일 살 일이 늘어난다. 사과와 배는 물론이고 포도, 샤인머스캣, 감, 귤까지 장바구니를 채운다. 문제는 명절이 지나고부터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에 넣어둔 과일을 하나씩 꺼내다 보면 어느 순간 낯익은 질문과 마주한다. ‘요만큼만’ 곰팡이가 폈는데, 잘라내고 먹어도 될까?
과일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 단단하고 수분이 적은 과일은 곰팡이가 생긴 부분을 충분히 넓게 잘라내고 먹을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물이 많고 무른 과일은 곰팡이가 보이는 부분만 제거해서는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사과·단단한 배라면 ‘넉넉하게 도려내기’
차례상에 오르는 사과나 단단한 배처럼 조직이 비교적 단단한 과일은 곰팡이가 표면에서 발견됐다고 해서 반드시 전체를 폐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곰팡이가 보이는 부분만 칼끝으로 살짝 긁어내는 정도는 부족하다. 곰팡이가 핀 부분을 중심으로 주변과 아래쪽까지 최소 2.5㎝ 정도 여유를 두고 잘라내야 한다. 칼이 곰팡이 부분을 통과하면서 다른 부분에 포자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곰팡이 난 곳을 피해 칼을 넣어 도려내는 것이 좋다.
단, 과일이 이미 물러졌거나 곰팡이가 여러 군데 퍼졌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곰팡이의 범위가 넓거나 과육까지 물러진 과일은 버리는 편이 낫다.
복숭아·딸기·블루베리라면 아깝지만 버린다
복숭아, 딸기, 블루베리 등은 과육이 부드럽고 수분이 많다. 이런 과일은 곰팡이가 표면에 보이는 순간 이미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퍼졌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곰팡이가 핀 과일 하나를 통째로 버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게 낫다.
특히 복숭아처럼 과육이 쉽게 물러지는 과일은 곰팡이 주변만 크게 잘라내면 되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폐기해야 한다. 베리류는 조금 다르다. 한두 알에만 곰팡이가 생겼다면 곰팡이가 핀 열매와 직접 닿아 있던 열매를 함께 골라내고, 나머지는 상태를 확인해 빨리 먹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귤 한 개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애매한 것이 귤이다. 귤은 껍질이 있기 때문에 “껍질에만 곰팡이가 생긴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곰팡이가 핀 귤은 아예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더 중요한 것은 곰팡이가 핀 귤과 맞닿아 있던 주변 귤이다. 곰팡이 포자가 옮겨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포도는 조금 더 세심하게 볼 필요가 있다. 한 알이 물러지거나 곰팡이가 생겼다면 그 알은 즉시 떼어낸다. 그리고 주변 포도까지 물러졌거나 곰팡이가 번졌는지 살펴본다. 명절 선물용 과일로 자리잡고 있는 샤인머스캣의 경우 냉장 보관 전 상한 알을 최대한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냉장고에 넣을 때 생기는 결로와 습기가 포도 줄기와 과립 연결 부위의 곰팡이 발생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곰팡이 난 포도 한 알을 발견했을 때는 ‘괜찮겠지’ 하고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은 대응이다.
곰팡이는 왜 보이는 곳만 문제가 아닐까
곰팡이는 눈에 보이는 솜털 같은 부분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곰팡이는 포자를 퍼뜨리며, 수분이 많은 식품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부 곰팡이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호흡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일부 종류는 곰팡이독소를 만들기도 한다. 모든 곰팡이가 독소를 만드는 것은 아니며, 곰팡이를 조금 먹었다고 반드시 건강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식품에 곰팡이가 생겼느냐다. ‘곰팡이는 무조건 독이다’라고 겁먹을 필요도 없지만, 반대로 눈에 보이는 부분만 떼어내면 모든 식품을 먹어도 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추석 과일, 곰팡이 막는 법
곰팡이가 생긴 뒤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보다 중요한 것은 곰팡이가 생기기 좋은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① 과일을 사오자마자 모두 씻지 않는다
특히 딸기나 포도처럼 표면에 수분이 남기 쉬운 과일은 먹기 직전에 씻는 편이 낫다. 세척 후 물기가 남아 있으면 저장 중 품질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신선한 과일은 특별히 더럽지 않다면 먹거나 조리하기 직전에 씻는 것이 품질과 저장 기간 유지에 유리하다.
② 상처 난 과일부터 먼저 먹는다
과일의 멍이나 상처는 부패가 시작되는 지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과일을 한 번 살펴보고 눌린 것, 터진 것, 물러진 것부터 따로 빼서 먼저 먹는 것이 좋다.
③ 사과는 다른 과일과 분리한다
추석 과일을 한꺼번에 보관할 때는 과일끼리의 궁합도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은 추석 과일 보관에서 온도와 과일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해왔다. 사과·배·포도·단감·키위 등은 저온 보관에 비교적 강하지만 복숭아는 품종에 따라 적정 온도가 다르다. 특히 사과처럼 에틸렌을 많이 발생시키는 과일은 주변 과일의 숙성을 빠르게 할 수 있어 종류별로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
④ 상자째 베란다에 오래 두지 않는다
명절 선물로 들어온 과일 상자를 그대로 베란다에 두는 것도 흔한 풍경이다. 그러나 실내 온도가 올라가는 시기에는 과일이 예상보다 빨리 물러질 수 있다. 과일은 ‘많이 사서 오래 두기’보다 상태를 확인하면서 먹을 만큼씩 관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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