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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7, 2026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왜 직급체계 단순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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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업의 직급체계는 조직의 성장과 함께 세분화됐다. 입사 당시에는 9직급 체계였다. 사원(1, 2, 3),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담당(대우 이사)이었다. 직급은 근속연수와 승진의 기준이었다. 직급이 올라가면 권한과 보상이 함께 올라갔다.

조직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기업의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 직책의 수도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반면 전문직과 프로젝트 조직은 증가했다. 동일한 직급이라도 담당하는 업무와 책임의 수준이 달라졌다. 10년차 직원이라고 해서 모두 과장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은 5명의 팀원을 관리한다. 다른 사람은 팀원 없이 핵심 기술을 담당하고, 또 다른 사람은 일상 반복 업무를 수행한다. 근속연수만으로 역할을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직급이 7~9단계로 세분화되면 승진 자체가 직급 체계에 의한 체류연수가 기준이 되며, 한 직급만 높아도 상하가 구분되는 경직된 문화가 조성된다. 직원 사이에는 ‘이번에 과장이 되는가?’ 여부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보다 훨씬 중요한 요인이다.

갈수록 직급을 줄이고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기업이 늘었다. S전자는 2017년 기존 7단계 직급을 CL1~CL4의 4단계로 단순화하다가 팀원의 직급체계를 하나로 통일했다. LG전자도 당시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를 사원·선임·책임의 3단계로 변경했다.

직급 단순화의 핵심은 직급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 직급이 담당하던 기능을 역할, 직무, 역량, 성과 중심으로 가져가는데 있다. 따라서 개편 전에 “왜 직급을 줄이는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조직문화 때문인지, 승진적체 때문인지, 보상체계 개편 때문인지, 역량과 성과 중심의 인사인지 구분해야 한다.

실무적으로 검토할 사항이 많다. 현행 직급별 인원과 평균 체류연수 분석, 승진에 걸리는 평균기간, 업의 특성과 조직문화, 인재육성 체계, 경영층의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의 직급 단순화 사례와 특징

국내 기업의 직급 개편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타났다.

첫째는 직급 단계 축소다. 기존 5~9단계를 1~3단계로 줄이는 방식이다. LG전자는 2017년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를 사원·선임·책임의 3단계로 단순화했다. 대리와 과장은 선임으로, 차장과 부장은 책임으로 통합했다. 회사는 역할, 능력, 성과 중심의 직급체계를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7단계에서 CL1~CL4의 4단계로 변경했다가 1단계로 통일했다.

둘째는 직급과 호칭을 분리이다. 직급은 인사관리 목적으로 유지한다. 일상적인 호칭에서 직급보다는 ~프로, ~님, ~매니저로 호칭한다. 기존의 팀원에게 부여되던 과장, 차장, 부장의 호칭은 전부 사라졌다. 팀원은 장이 아니며 수평 문화를 강조하는 측면이 강하다.

셋째는 직급보다 역할과 직무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현재 LG전자도 공식 인사제도에서 P1, P2, P3의 3개 직급을 운영하며, 직급을 업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의 차이로 설명하고 있다 직급을 줄이는 동시에 직급이 수행하던 기능을 다른 제도로 옮겼다. 따라서 우리 회사가 7직급을 3직급으로 줄인다고 해서 같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평가, 보상, 승진, 직무체계가 그대로라면 명칭만 바뀌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직급체계 단순화가 주는 장단점

국내 10대 대기업의 직급체계 개편의 공통점은 단순화이다. 기존의 직급체계를 유지하거나 늘린 기업은 없다. 직급 단순화와 병행하여 직급에 따른 명칭도 바꿨다.

직급체계 단순화의 가장 큰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력유형별 관리이다. 역량과 성과가 높으면 초 발탁이 된다. 기존은 직급체계에서는 1년 정도 발탁승진이 되었지만, 직급체계 단순화 상황에서는 3~4년 발탁 승진을 할 수 있다.

둘째, 의사결정과 소통 채널의 신속화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을 거쳐야 했던 보고를 사원→책임→팀장으로 줄이면 보고단계가 4단계에서 2단계로 감소할 수 있다.

셋째, 승진 정체 또는 탈락의 고민 해소이다. 기존 9단계에서 3단계가 되면 구성원 입장에서는 2번 승진이 이루어져 탈락이나 정체에 대한 불만이 줄어든다.

넷째, 직급과 실제 역할의 불일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직급 단계별 성장 방법의 실천이다. 회사는 구성원의 ‘나는 어떻게 성장하는가?’라는 궁금증을 명확하게 해소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직급단계별 성장 경로가 분명했지만, 3단계 직급으로 바꾸면 10년 동안 직급 변화가 없을 수 있다. 구성원에게 성장경로를 제공하지 않으면 동기부여가 약해질 수 있다.

또 하나는 보상 이슈이다. 직급 축소로 승진 가급이 없어져 구성원은 “직급 통합이 급여 줄이는 수단이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직급체계 단순화는 타 기업의 추진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닌 업의 특성과 조직문화, 승진소요기간, 보고단계, 직급별 인원비율, 직원몰입도, 핵심인재 이직률 등을 검토하여 회사에 맞는 직급체계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급체계 설계 시 고려사항으로는 직급을 몇 단계로 만들 것인지보다 직급이 어떤 기능을 담당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이후, 직급과 직책을 분리한다. 직무 특성을 반영한 직군별 직급체계 운영, 직급별 역할 정의, 호칭의 변경 등을 살피고 결정해야 한다.

직급체계는 인사관리의 뼈대와 같다. 채용, 평가, 보상, 승진, 육성, 조직문화, 이동 배치, 인력운영 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만큼 직급 숫자가 아니라 직급을 대신할 관리장치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는가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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