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계약에 이탈 보증금까지…현대판 인신매매에 묶인 당진 계절근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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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국적의 부이얀 모하마드 임란 하산(31)은 계절근로(E-8) 비자로 입국해 지난 4월7일 충남 당진시 순성면의 한 농장에 배치됐다. 근로계약서에는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 6일을 정해진 농장에서 일하고 급여는 월급(약 198만원)으로 받는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14일 하산은 “서산, 태안, 홍성, (경기) 안산, 심지어 전북까지 끌려가 강제로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 3~4시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당진 바깥) 농업 현장에서 12~13시간 일하고 저녁 6시30분~7시30분쯤 숙소로 돌아왔다. 수면 시간은 4~5시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하루 대부분을 노동과 이동에 쓰고 받은 건 일당 8만~9만원이었다. 근무 장소, 시간, 급여까지 계약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하산에게 일을 시킨 사람은 브로커로, 정작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고용주는 얼굴을 본 적도 없다고 한다. 하산은 “한국에 입국하기 전까지 계약서를 보지도 못했다”며 “(브로커에게) 항의했을 때는 협박을 당했다. 저에겐 ‘나무에 묶여 구타당할 것’이라고 했고, 여성 노동자들은 부적절한 성적 제안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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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은 지난 6월30일 농장에서 도망쳤다. 그러자 방글라데시 정부의 해외 인력 송출 기관이 나서 발목을 잡았다. 하산은 “송출 기관이 가족에게 통지서를 보내 저를 방글라데시로 데려오도록 압박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담보 수표와 관련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이 은행에 예치한 하산의 이탈 보증금은 100만타카, 한국 돈 약 1천만원에 달한다.

하산은 14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브로커와 계절근로자 고용주 4명을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브로커에 대해선 경찰에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도 고소장을 넣을 예정이다. 하산을 대리하는 조윤희 노무사는 “노동부는 브로커 등을 엄벌하고, 계절근로자 모집·송출 과정의 공공성을 보장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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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삼열 아산이주노동자인권센터 소장도 “하산처럼 센터에 찾아온 당진 계절근로자만 11명이고 농장을 이탈한 사람은 30명도 넘는다고 한다”며 “고용주를 모르는 근로계약, 계약과 다른 근로, 거액의 이탈 보증금까지, 인신매매와 다름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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