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선 궁중 ‘별빛야행’ 사부작 발걸음…지역선 박물관마다 전통 체험 한마당[추석 고궁·박물관 나들이]
국립제주박물관에서 투호놀이를 하는 어린이들(왼쪽 사진)과 부산 무형유산 ‘수영농청놀이’ 모습. 국립제주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우리나라의 대표 명절인 추석을 맞아 고궁과 박물관의 문턱이 한층 낮아진다. 평소 관람료를 내거나 예약해야 하는 궁·능을 부담 없이 둘러보고, 볏단을 털어 낟알을 고르거나 강강술래에 직접 뛰어들 수 있다.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전통문화를 보고 듣고 몸으로 익힐 기회다. 행사별 운영시간과 참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각 기관 누리집을 확인하는 게 좋다.
국가유산청은 24~27일 경복궁·창덕궁(후원 제외)·덕수궁·창경궁 등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도 이 기간에는 예약 없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추석 당일인 25일에도 문을 연다.
경복궁에서는 조선시대 궁궐을 지키던 군사들의 근무 모습을 재현한 의식이 이어진다. 흥례문 일대에서 수문장 교대의식이 오전 10시와 오후 2시, 광화문 월대에서 수문장 파수의식이 오전 11시와 오후 1시에 열린다. 오후 3시에는 수문장과 순라군이 행렬을 이루는 순라의식이 펼쳐진다. 24·25·27일에는 광화문 월대에서 인사동까지, 26일에는 경복궁 안을 돈다. 모두 별도 예약 없이 볼 수 있다.
궁궐의 밤과 궁중문화를 깊이 들여다보는 체험은 계속된다. 경복궁에서는 궁중 병과와 약차를 맛보는 ‘생과방’과 궁중음식 체험을 야간 탐방과 결합한 ‘별빛야행’이 열린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해설을 들으며 밤의 전각을 거닐고 전통공연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덕수궁에서는 석조전 해설 탐방과 테라스 카페 체험, 뮤지컬 공연을 묶은 ‘밤의 석조전’이 진행된다. 창경궁에서는 조선시대 궁중 야연을 체험하는 ‘창경궁 야연’이 24일부터 열린다. 모두 유료 프로그램으로, 회차별 사전예매가 필요하다. 온라인에서는 ‘모두의 풍속도 2026’ 누리집에서 나만의 조선시대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전국 13개 국립박물관도 22~30일 다양한 공연과 체험 행사를 연다.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는 24·26·27일 ‘디 아트스팟 시리즈’ 공연이 펼쳐진다. 24일에는 민요와 사물놀이를 관현악으로 풀어낸 국악관현악단 ‘결’과 길놀이부터 판굿까지 선보이는 사물광대가 무대에 오른다. 26일에는 국악 실내악팀 소리ON과 연희컴퍼니 유희, 27일에는 연희퍼포머그룹 처랏과 소리꾼 김준수와 퓨전밴드 두번째달이 차례로 공연한다. 예약 없이 무료다.
지역 국립박물관에서는 체험 행사가 풍성하다. 국립춘천박물관에서는 떡메를 치고 갓 만든 인절미를 맛본다. 제주·전주·김해박물관은 윷놀이와 투호,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등 각종 전통놀이를 마련한다. 나주박물관은 고누·쌍륙부터 고무줄놀이와 협동 제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놀이를 한데 모은다. 익산박물관에서는 한가위 소원을 적고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공연과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청주박물관은 농악 한마당과 전통극 ‘방귀쟁이 며느리’를 선보인다. 공주박물관은 9명의 명인이 참여하는 전통 마당놀이 ‘구관명관 명인전’을 올린다. 광주박물관에서는 특별전 ‘도기(陶器), 우리를 담은 질그릇’과 연계해 화분을 만든다. 대구박물관에서는 민화 딱지와 작호도 가방걸이, 자개소반 등을 만든다.
경주박물관은 특별전 <황룡사, 부처의 사리를 모시다_황룡봉불皇龍奉佛>과 더불어 가족이 함께 문화유산을 탐구하는 ‘도란도란 월지 한바퀴’를 운영한다. 진주박물관은 갑옷·활쏘기·화포 등 임진왜란을 주제로 한 체험 행사를 운영한다. 추석 당일은 전국 국립박물관이 모두 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6~27일 서울 본관과 파주관에서 ‘모두 함께 한가위’를 연다. 서울 본관 야외 오촌댁 앞에서는 전통 탈곡기와 풍구로 벼를 털고 낟알을 골라본다. 첫 수확 볏단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올개심니 액자’를 만들고, 새끼를 꼬거나 짚공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앞마당에서는 씨름 체험과 씨름대회, 어린이박물관 놀이마당에서는 가족 대항 전래놀이와 강강술래가 이어진다.
26일에는 부산 무형유산 ‘수영농청놀이’와 어린이 국악뮤지컬 ‘바리야 바리야’, 27일에는 처용무·강강술래·판굿을 엮은 전통연희와 원주 매지농악을 볼 수 있다. 파주관에서는 개방형 수장고 해설과 어린이가 도깨비와 겨루는 씨름, 옛이야기 연극 등을 진행한다. 모든 프로그램 무료다.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을 찾는 여행객도 한가위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23~24일 제2여객터미널 노드정원 동편에서 궁중보자기 복주머니 만들기와 윷놀이·제기차기, 동래학춤·진도북춤 공연, 조선시대 무관 행렬을 재현한 ‘신(新)왕가의 산책’ 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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