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작으면 선택지도 줄었다…고교학점제 개설과목 소규모학교서 3.5개 적어
지난해 5월 서울 관악구 당곡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스마트콘텐츠 실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됐지만 소규모 학교일수록 개설 과목이 적어 학생들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교학점제 적용 대상인 1·2학년을 기준으로 12학급 이하 소규모 고등학교의 평균 개설 과목은 그보다 큰 학교보다 3.5개 적었다. 과목 선택권을 보완하기 위한 공동교육과정도 소규모 학교에서 상대적으로 적게 개설됐다.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학기 2학년 학급을 편성·운영하는 전국 일반고 1577곳의 평균 개설 과목 수는 28.6개였다. 이 가운데 12학급 이하 소규모 학교 231곳의 평균 개설 과목은 25.8개로, 나머지 학교 1346곳의 29.3개보다 3.5개 적었다.
학년별로 보면 격차는 선택과목 수강이 본격화되는 2학년에서 두드러졌다. 1학년의 평균 개설 과목은 소규모 학교 11.3개, 나머지 학교 11.5개로 0.2개 차이에 그쳤다. 2학년은 각각 14.5개와 17.8개로 격차가 3.3개로 벌어졌다.
지역에 따라 격차가 더 벌어지기도 했다. 인천의 경우 소규모 고교 8곳은 평균 18.6개 과목을 개설해 다른 학교 평균 29.1개보다 10.5개 적었다. 인천이 가장 격차가 컸고, 그 뒤로 강원 7.4개, 전북 7.1개, 충남 6.9개, 서울 6.6개 순이었다. 다만 대구·대전·세종에는 소규모 학교가 없었고, 울산은 소규모 학교가 1곳뿐이어서 지역 간 수치를 단순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과목 개설 여건과 관련된 교원 수에서도 학교 규모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전국 소규모 학교의 평균 교사 수는 16명으로 나머지 학교 평균 53명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지역별 소규모 학교 가운데 인천이 평균 12명으로 가장 적었고 전남이 14명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제주는 평균 30명이었다.
교육부가 소규모 학교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제시한 공동교육과정 개설 현황에서도 학교 규모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별도로 집계된 현황을 보면 소규모 학교에서 공동교육과정을 개설한 비율은 16.7%로, 소규모가 아닌 학교의 47.7%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소규모 학교는 240곳 가운데 40곳, 그 외 학교는 1384곳 가운데 660곳이 공동교육과정을 개설했다. 다만 공동교육과정은 다른 학교가 개설한 수업에도 학생이 참여할 수 있어 개설 학교 비율만으로 학생 개인의 실제 과목 접근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김 의원은 “사는 곳과 학교의 규모에 따라 교육격차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공적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단위학교 중심 채용이 아니라 교육청이 상시 강사 인력을 확보하고 학교에서 필요한 강사 신청을 받아 채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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