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성 가격표 잘못 붙였나” 싶었는데…길음동 국평 전세가 11억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을 견인 중인 외곽지역이 매매뿐만 아니라 전월세 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다. 마포, 용산, 성동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전세가가 10억원이 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용면적 84㎡ 전세가 지난달 15일 11억원에 계약됐다. 해당 거래는 18층이었다. 인접 단지인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전용면적 84㎡ 전세는 지난 7월 11층이 10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이는 최근 성동구 옥수동 전세와 맞먹는 가격이다. 옥수동 대표단지인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스’ 전용면적 84㎡ 3층 전세가 지난달 3일 10억5000만원에 계약된 바 있다. 길음뿐만 아니라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에서도 10억원 이상의 전세가 체결되고 있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과 ‘청량리역 롯데캐슬스카이엘-65’ 전용면적 84㎡에서도 지난 6~8월에 10억원에 체결된 거래가 각각 2건씩 나왔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 통계에 따르면 서울서 올해 들어 전세가격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 1, 2위는 성북구와 노원구였다. 각각 12.84%와 12.25% 상승해 같은 기간 서울 평균인 7.79%를 훌쩍 웃돌았다. 동대문구의 상승률 역시 8.43%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강남3구와 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의 평균 상승률은 6.03%로 서울 평균보다 덜 올랐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신축 입주 물량 차이가 꼽힌다. 동북권의 경우 올해 입주한 단지는 761가구 규모의 ‘청량리역 롯데캐슬 하이루체’, 299가구 ‘도봉 아테라’, 199가구 ‘보문 센트럴 아이파크’ 정도다. 반면 동남권에서는 ‘래미안 트리니원’(2091가구), ‘디에이치 방배’(3064가구), ‘잠실 르엘’(1865가구) 등 대형 단지의 입주가 많았다. 정비사업 전문가인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동북권의 경우 지난해 장위, 이문휘경뉴타운의 입주 이후로 당분간 대형 단지 입주는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출 규제의 영향도 있다. 시세 25억원 초과 아파트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2억원까지 밖에 못받는 반면 15억원 이하는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어 고가 지역은 거래가 주춤하고 중저가 지역은 거래가 활발한 게 최근 1년간의 장세였다. 문제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매매 거래는 곧 매수자의 실거주를 뜻한다. 이 때문에 전세매물은 줄어든다.
장기적으로 보면 무주택 세입자가 실거주 1주택자로 변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전세 수요가 감소한다고 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전세 매물 공급이 줄어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전세가격 상승률 2위인 노원구는 올해 7월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5448건으로 서울 1위다. 특히 교육, 일자리 등을 이유로 주거지를 쉽게 바꿀 수 없는 거주자들이 많은 지역일수록 전세 수요는 유지될 수밖에 없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성북구 길음뉴타운이나 노원구 중계 학원가 인근 역시 학군 때문에 거주하는 이들이 많은 지역이다.
최근 정부가 토허구역 내 세 낀 매물에 대한 실거주 유예를 1년 연장하는 동시에 계약갱신권도 보장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새로운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에게 퇴거를 요구하는 상황을 최대한 미루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가 유지되고 비거주 1주택을 옥죄는 세제개편안이 변하지 않는 한 전세시장 안정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토허제하에서는 매매가 많을수록 전세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실거주 중심의 세제개편안 때문에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도 줄어들면 전세를 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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