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신상 유출 피해자 “모든 데이터 삭제? 검색결과에 버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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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피해자 신상 유출로 파문을 일으킨 구글이 ‘유출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지웠다’고 선언한 뒤에도 일부 게시물이 여전히 검색된 사실이 확인됐다. 관련 검색 결과는 구글이 ‘완전 삭제’를 공언한 지 열흘이 지난 9월20일에야 지워졌다.
구글의 신상 유출로 피해를 입은 ㄱ씨는 8일 한겨레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 9월15일과 16일 이틀간 ㄹ사이트(피해자 신상이 유출된 사이트)에서 내 이름을 검색하자 ‘3개 게시물을 찾았다’는 검색 결과가 나왔다”며 “게시물을 완전히 삭제한 게 아니라 게시물 열람을 비공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신상 유출 피해 당사자가 언론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ㄱ씨는 9월 초 한겨레 보도로 구글의 피해자 신상 유출 소식을 접했다. 구글이 자사로 접수된 각종 삭제 요청서를 미국의 한 연구 프로젝트 사이트 ‘ㄹ’에 일괄 공개했다가 성범죄 피해자 신상을 함께 유출했다는 소식이었다. 불안해진 ㄱ씨는 자신을 도왔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에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지난 6월께 ㄱ씨가 센터를 통해 피해 관련 검색어 삭제를 요청한 내용이 ㄹ사이트에 공개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피해를 막으려고 도움을 요청한 것인데, 그 요청 자체가 또 다른 피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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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유출된 신상 데이터를 모두 지웠다’는 구글의 9월9일 언론 발표에 ㄱ씨는 안도했다. 당시 구글은 “(피해자 신상) 노출이 확인된 모든 고지문과 관련 사항을 ㄹ사이트 서버에서 영구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ㄱ씨가 ㄹ사이트에 이름을 검색하니 ‘3개 게시물을 찾았다’는 결과가 떴다. 개별 게시물이 비공개 처리됐을 뿐 여전히 서버에 남아있다는 뜻이었다. ㄱ씨는 부랴부랴 디성센터에 연락해 ‘제대로 삭제된 게 맞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알고 보니 ㄹ사이트가 ‘자사 프로덕션 서버에서 구글의 삭제 요청 건을 삭제했다’고 밝힌 시점은 9월20일로, 구글이 완전 삭제를 공언한 지 열흘이 지난 시점이었다.

구글 쪽은 ㄱ씨의 추가 피해 사실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ㄱ씨는 디성센터에 부탁한 것 외에 직접 구글에 삭제 요청한 건도 유출됐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불법촬영 유포 피해를 당한 2021년부터 현재까지 700건 넘는 삭제 요청을 했다. ㄱ씨의 신상정보와 내밀한 피해 사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내용도 다 ㄹ사이트로 넘어갔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ㄱ씨는 구글에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제공하며 ‘해당 내용으로 추가 유출 피해가 있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구글은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따라 삭제 요청을 하시라’는 일반적 안내만 할 뿐, 유출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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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유출 데이터의 실제 향방은 구글과 ㄹ사이트 운영진 외에는 알 길이 없다. 구글과 ㄹ사이트가 피해자 신상 정보를 서버에서 삭제했다고는 하나,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피해 게시글 몇몇이 여전히 검색 결과에 숫자로 집계됐다. 또 구글은 아직까지 피해자에게 개별 통지도 하지 않았다.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 기업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피해자에게 지체 없이 그 사실을 통지해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을 문책하며 “피해자 전원에게 통지하셔야 한다”고 지적하자 윤 사장은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국회는 성범죄 피해 관련 신상 유출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신상 유출 처벌 대상에 기업을 포함하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포털이 취득한 삭제 요청 정보의 목적 외 이용을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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