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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1, 2026

[단독]학생 줄어도 학급 4만개 더 필요한데…‘적정 학급’ 손놓은 국교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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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2026년 제9차 회의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2026년 제9차 회의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국가교육발전계획에서 다루도록 법에 명시된 ‘학급당 적정 학생 수’ 기준을 아직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발표를 앞둔 국가교육발전계획 초안에도 현재까지 관련 기준이 담기지 않았다. 국교위 내부에서는 이를 국가교육발전계획에서 다룰 사안으로 보지 않는 기류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국교위가 앞서 발주한 연구의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전국 학교의 학급 수가 적정 규모보다 약 4만개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학령인구 감소를 전제로 교원수급과 교육재정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국교위가 적정 학급 규모에 대한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국교위가 발주한 연구보고서의 기준을 적용할 경우 전국 일반학급은 현재 21만4951개에서 25만4808개로 3만9857개(18.5%)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일반학급 10개 중 6개 이상(63.5%)은 적정 인원보다 학생이 많았다.

입법조사처는 지난 2월 국교위에 제출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및 학급 규모 적정화 방안 연구’를 토대로 실제 학교에 필요한 학급 수를 별도로 산출했다. 지난 4월1일 기준 전국 학교의 학생·학급 현황을 적용했다.

연구진은 전국에 하나의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대도시·중소도시·읍면지역 등 지역과 학교급에 따라 적정 규모를 달리 제시했다. 초등학교는 지역에 따라 15~20명 또는 16~20명, 중·고등학교는 15~24명을 적정 규모로 봤다. 학생이 줄어든다고 학교와 학급도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지역과 학교급별 여건에 맞춰 필요한 학급 수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입법조사처가 이를 기준 삼아 분석한 결과, 중학교와 중소도시의 학급 부족이 특히 두드러졌다. 적정 기준과 비교하면 중학교 일반학급은 현재보다 29.1%, 고등학교는 19.3%, 초등학교는 13.3% 더 필요했다. 지역별로는 중소도시(27.1%)가 읍면지역(14.1%), 대도시(11.1%)보다 더 많은 학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도시 중학교는 일반학급의 97.5%가 적정 인원보다 학생이 많았다.

문제는 이런 연구를 발주한 국교위가 정작 국가 차원의 기준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교위가 마련 중인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초안에는 학급당 적정 학생 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이 담기지 않았다. 현재까지 본회의에서도 해당 안건이 공식 논의된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교육기본법은 국가가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학급당 적정 학생 수를 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실시하도록 규정한다. 국가교육위원회법 제10조는 ‘학급당 적정 학생 수 등 중장기 교육 제도 및 여건 개선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국교위의 소관 사무로 명시하고 있다.

국교위 내부에서는 학급당 적정 학생 수처럼 구체적인 기준까지 국가교육발전계획에서 정해야 하는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교위는 중장기 교육정책의 큰 방향을 정하고, 적정 학급 규모 등은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정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학급당 적정 학생 수에 따라 실제 교육 현장에 필요한 학급과 교원 수, 이를 뒷받침할 교육재정의 규모도 달라지는 만큼 국가 차원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6월 교육부가 발표한 중장기 교원수급 방향에도 학급당 적정 학생 수 기준은 반영되지 않아, 실제 수요와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홍주 춘천교대 교수는 “전국 학령인구 감소 추세만을 토대로 필요한 교원 수를 산정하면 실제 교육 현장의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며 “교육학적으로 볼 때 한 반에 몇 명의 학생이 적정한지 국교위 등 국가 차원에서 먼저 논의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학급당 적정 학생 수는 법에서 국가교육발전계획에 포함하도록 정한 사항이고, 적정한 교원수급과 교육재정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기준”이라며 “국교위가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당연히 마련해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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