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몰래 169회 결재해 13억 횡령···경찰, 토착비리 1863명 적발·불법 수의계약 44명 송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한수빈 기자
경찰청이 6개월간 토착비리 특별단속에서 권한남용과 부당계약 등을 적발해 729명을 송치하고 27명을 구속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역 유착비리 대응을 위해 지난 3월부터 9월16일까지 총 1863명을 적발해 729명을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혐의가 중한 27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3월4일부터 오는 10월31일까지 토착비리 특별단속을 추진 중으로, 부당계약·재정비리·권한남용·내부정보 이용·불법방임 등을 중점 단속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면장이나 부면장이 부재할 때 공사·물품·용역 등 지출결의서를 행정정보시스템에 몰래 접속해 결재하는 방법으로 169회에 걸쳐 13억9587만원을 횡령한 면사무소 예산 업무 담당 공무원 1명 검거돼 구속됐다.
경북 경산에서는 시청 재직 중 생활폐기물 업무를 담당하면서 직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명으로 설립한 폐기물 수거업체를 통해 9600만원 상당의 용역 계약을 체결해 영리를 취득한 공무원 등 2명이 검거됐다.
유형별로는 관계자 등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직무 관련 금품을 수수하는 권한남용이 841명(45.1%)로 가장 많았다. 서류 조작과 지출 부풀리기로 공공재정을 편취하는 등의 재정비리가 814명(43.7%), 내부정보 이용 126명(6.8%), 부당계약 67명(3.6%) 등이 뒤를 이었다.
접수 단서별로는 고소·고발·진정 855명(45.9%), 기관 고발·수사의뢰 552명(29.6%), 첩보 300명(16.1%), 자체인지 153명(8.2%) 순이었다. 공여자나 청탁자 등 내부관계자가 자수·제보하거나, 행정·감사 등 자료확보가 가능한 주무관청의 고발에 따라 수사에 착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경찰은 특히 지방공직자가 차명운영이나 가족 법인 등 편법으로 영리를 취득하는 ‘수의계약 불법행위’를 우선 엄단해야 할 ‘집중 수사과제 제1호’로 지정하고, 33건·124명을 단속했다. 이 가운데 44명을 송치했고, 76명은 수사 중이다.
강원에서는 지자체에 사실을 숨긴 채 담당 업무와 관련된 환경업체를 차명으로 운영하며 5500만원 상당의 해충기피제 납품 관련 수의계약을 체결한 담당 과장 등 3명이 검거됐다.
경찰청은 오는 10월까지 특별단속을 엄정히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방행정의 반칙, 특권 등 토착비리는 지역사회의 공정성과 국가 정책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경찰은 지역 유착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부패의 연결고리를 끝까지 추적하여 강력하게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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