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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2, 2026

원도심 쪽방촌에서 싹튼 ‘서로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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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영역 돌봄강화형 ‘최우수’ 전남광주 동구

쪽방촌에 들어선 거점형 공동체돌봄 공간
식사·세탁·건강관리·찾아가는 약 관리까지
전국 자치구 첫 쪽방 지원 조례로 뒷받침

전남광주 동구 들랑날랑커뮤니티센터 앞에서 주민들이 ‘우리동네 골목청소’에 나서고 있다. 전남광주 동구 제공.
전남광주 동구 들랑날랑커뮤니티센터 앞에서 주민들이 ‘우리동네 골목청소’에 나서고 있다. 전남광주 동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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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대인동 골목에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든 주민이 하나둘 모였다. ‘들랑날랑커뮤니티센터’를 오가며 돌봄을 받아온 주민들이 일상에서 받은 돌봄과 지지를 지역사회에 되돌리자며 ‘우리동네 골목청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때 바깥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꺼렸다는 참여자 권진용씨(가명·74)는 “골목청소에 참여하면서 나도 이 마을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2024년 센터를 열면서 시작된 골목청소는 올해로 3년째, 참여 횟수도 매월 2회로 늘었다.

전남광주 옛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구도심인 동구 대인동과 계림동 일대엔 여인숙과 모텔 쪽방촌이 밀집해있다. 터미널이 빠져나간 뒤 장사가 안 되는 숙박시설이 저소득층의 장기 거주지로 바뀌면서다. 동구가 2023년 이 일대 가구를 조사한 결과, 쪽방 주민 10명 중 7명 이상은 60대 이상 고령자이면서 만성질환을 가진 건강취약계층이었다. 가족이나 친지와 왕래가 거의 없는 1인 가구가 많다 보니 위기 상황에 놓여도 도움을 청할 곳조차 마땅치 않았다.

돌봄이 절실했던 골목에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응답했다. 대인동에 자리한 들랑날랑커뮤니티센터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특화사업’으로 동구가 마련한 거점형 공동체돌봄 공간이다. 부엌도 씻을 곳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비주택시설에서 끼니와 위생은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센터의 주요 기능은 식사와 세탁 같은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루 평균 50명이 센터에서 식사하고, 빨래방과 샤워실도 매월 평균 45명이 오간다. 건강관리와 문화·여가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는데, 건강증진실에서는 일주일에 두 차례 전문 강사가 운동을 지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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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동구 들랑날랑커뮤니티센터 건강증진실에서 주민들이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선 전문 강사가 주 2회 운동을 지도한다. 전남광주 동구 제공.
전남광주 동구 들랑날랑커뮤니티센터 건강증진실에서 주민들이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선 전문 강사가 주 2회 운동을 지도한다. 전남광주 동구 제공.

올해 4월부터는 센터 이용자 10여명이 자조모임을 꾸려 도시텃밭도 가꾸기 시작했다. 상추와 배추를 심고 가꾸며 이웃과 어울려 고립감을 덜고, 길러낸 채소는 센터 식당의 반찬거리가 된다. 돌봄은 센터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약사가 여러 약을 한번에 챙겨 먹어야 하는 주민을 직접 찾아가 상담·지도하는 ‘올바른 복약, 약(藥)속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센터 안팎을 잇는 돌봄이 가능했던 이유는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구 통합돌봄과를 중심으로 11개 부서가 사업 진행 상황을 함께 점검하고, 광주기독병원, 조선이공대, 쪽빛상담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등 26개 지역단체와 의료기관이 진료와 안전교육, 목욕 지원 등을 나눠 맡았다. 골목에는 폐회로텔레비전(CCTV)과 보안등을 새로 달고, 쪽방 건물 옥상엔 공동 빨래건조대를 놓는 등 생활환경도 함께 손봤다. 더불어 인근 쪽빛상담소에서는 폭염에 취약한 쪽방주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평일에는 오후 10시까지, 주말에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시설을 개방해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제도적 뒷받침도 따라왔다. 동구는 2024년 2월 전국 자치구 최초로 ‘광주광역시 동구 쪽방 주민의 복지 및 생활안정지원 조례’를 제정해 노숙인 지원 법률만으로는 손이 닿지 않던 쪽방 주민 지원의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조례 제정에 앞서 정책토론회 등을 열어 쪽방 주민의 주거권을 논의하며 공감대를 넓힌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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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겨레 지역회복력 평가’에서 전남광주 동구는 사회 영역 돌봄강화형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원도심 쇠퇴와 고령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돌봄 인프라와 촘촘한 관계망을 함께 엮어 지역의 회복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화정 전남광주 동구 통합돌봄과장은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소통하는 공간인 들랑낭랑커뮤니티센터가 지속가능하게 운영되도록 하겠다”며 “지역사회와 협력체계를 강화해 이웃이 서로를 살피고 돌봄을 연결할 수 있는 촘촘한 지역 돌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4월, 사회적 고립이 우려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건강·문화·여가의 공유 거점 공간인 ‘들랑날랑커뮤니티센터’가 문을 열었다. 전남광주 동구 제공.
2024년 4월, 사회적 고립이 우려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건강·문화·여가의 공유 거점 공간인 ‘들랑날랑커뮤니티센터’가 문을 열었다. 전남광주 동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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