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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22, 2026

관객 춤췄다고 부산 ‘인디 산실’ 영업정지…음악계 “제도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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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부산의 라이브클럼 ‘오방가르드’에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 ‘하프하운드’가 공연을 하고 있다. 오방가르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 6월 1일 부산의 라이브클럼 ‘오방가르드’에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 ‘하프하운드’가 공연을 하고 있다. 오방가르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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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표적인 인디음악 공연장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가 공연을 보던 관객들이 춤을 췄다는 이유로 두 달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음악계에서는 소규모 라이브클럽의 특성에 맞는 법적 지위가 마련되지 않은 탓이라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방가르드 이승철 공동대표는 22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부산 남구로부터 식품위생법 위반에 따른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통지 받아 다음 주부터 2개월간 영업정지가 집행될 예정”이라며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 경성대 인근에 자리한 소규모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는 2018년 문을 연이래로 부산 인디 음악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왔다. 신인 음악가와 밴드를 소개하고 부산과 다른 지역 음악인을 연결하는 공연을 비롯해 국내외 뮤지션의 무대를 꾸준히 열어왔다.

음악이 흐르는 라이브클럽의 영업정지 발단은 아이러니하게도 ‘춤’이었다. 최근 오방가르드에 ‘음식점에서 춤을 허용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부산 남구와 경찰 등이 현장을 찾았고 스탠딩 공연을 보던 관객들의 춤을 현행법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일반음식점 영업자가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추는 것을 허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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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의 춤은 현행법상 유흥주점 혹은 일반공연장에서 허용된다. 하지만 소규모 라이브클럽이 유흥주점으로 업종을 바꾸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유흥주점은 대학가에 (설립) 허가를 받을 수 없고 청소년은 유흥주점의 출입이 금지되기 때문에 객석에서 볼 수도, 무대에 오를 수도 없다”며 “청소년들이 새로운 공연을 보고 나중에는 자신의 음악을 무대에서 표현하면서 다음 세대로 이어져야 하는 흐름이 막히게 된다”고 했다.

공연법상 공연장으로 등록하는 것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공연장 등록 요건인 연간 90일 이상 공연은 채우지만, 공연장으로 등록하면 주류를 팔 수 없다. 이 대표는 “소규모 라이브 클럽은 인디 밴드 등 공연의 입장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입장 수익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성인 관객들을 대상으로 주류를 파는 게 생존 수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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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가르드의 영업정지를 계기로 국회에 ‘소규모 라이브클럽의 공연 활동 보장을 위한 공연법·식품위생법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 촉구에 관한 청원’이 제출됐다. 라이브 공연에서 관객이 공연을 관람하는 행위를 유흥업소의 ‘춤’과 똑같이 규율하지 말고 공연과 주류·음료 판매가 결합된 소규모 라이브클럽의 특성을 반영할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달라는 취지다.

라이브클럽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논란은 1990년대부터 이어져왔다. 당시 일반음식점에서는 가수·연주자의 공연 자체가 제약을 받았지만 ‘라이브클럽 합법화 운동’ 끝에 1999년 식품위생법 시행령이 개정돼 일반음식점에서도 공연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라이브클럽’이라는 별도 업종을 만든 것은 아니었다. 이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뒤 ‘감성주점’ 등처럼 운영하는 변칙 영업을 막기 위해 2015년 손님에게 춤을 허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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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행법은 지자체가 별도 조례로 안전기준과 시간 등을 정하면 일반음식점 객석에서 춤을 허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서울 마포구, 용산구 등은 ‘춤 허용업소’ 지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정된 일반음식점은 안전기준 등을 갖추면 객석에서 손님이 춤추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오방가르드가 있는 부산 남구에는 이 같은 조례가 없다.

다른 라이브클럽들의 연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라이브클럽 ‘채널1969’ 종사자들은 지난 20일 인스타그램에 ‘자수서’를 올려 “2012년부터 지금껏 춤을 춰 온 것을 자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음악’을 들은 관객이 몸을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며 “라이브클럽의 운영과 문화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행정적 카테고리와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과거 홍대에서 라이브클럽 벨로주를 운영한 박정용 대표는 “일반음식점에서 공연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춤’은 여전히 식품위생법상 유흥주점과 연결된 행위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연을 주된 영업으로 하면서 주류와 음료를 판매하고 스탠딩 관람과 춤을 허용하되 안전·소음·청소년 보호 기준을 별도로 두는 ‘라이브클럽업’과 같은 제도적 분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음악가들도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2026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일렉트로닉 음반상을 받은 키라라는 “춤을 추기위해 라이브클럽이 유흥업소가 되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인디 음악가들은 모두 나이트나 단란주점에서 공연을 해야하나”라고 반문했다. 밴드 단편선 순간들의 단편선도 “오방가르드는 부산의 몇 안 되는 라이브클럽이자 가장 활발하게 인디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공연장으로, 오방가르드의 영업 중단도 막지 못하는 대중문화강국은 존재할 수 없다”며 “시민들은 유흥업소와 라이브클럽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우매하지 않고 큰 볼륨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출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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