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텃밭 뒤흔든 ‘앵그리 트럼프’…텍사스·캔자스 뚫고 민주당 환호

광고
3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는 치열한 접전으로 투표 결과가 늦게 나올 수 있다는 전망과 달리, 당일 밤 일찌감치 승패가 갈렸다. 두 차례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깜짝 승리를 안겨줬던 ‘샤이 트럼프’ 대신, 그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앵그리 트럼프’ 민심이 거세게 타올랐다.
이날 새벽부터 주요 경합주를 중심으로 투표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일부 지역에서 본투표 참여자 수가 4년 전 중간선거를 크게 웃돌았고, 2024년 대통령선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중간선거 투표율은 대통령선거보다 상당히 낮다. 대표적인 경합주인 오하이오주에서도 인구가 많은 프랭클린·해밀턴 카운티의 투표자 수가 2022년 중간선거를 크게 웃도는 추세를 보였고, 플로리다·조지아·텍사스주에서도 투표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이런 열기는 선거 한달여 전 시작된 사전 투표에서 이미 예고됐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선거일 전날까지 사전 투표자가 5700만명을 넘어 중간선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22년 중간선거 당시 사전 투표자 약 4600만명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특히 유색 인종 청년들이 민주당 후보에게 강한 지지를 표시하며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투표에 참여한 마리아 세르다(40)는 로이터 통신에 많은 동료가 이민세관단속국(ICE) 때문에 가족과 헤어지거나 구금·추방됐다며 “히스패닉계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을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미국 전국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생활비 부담, 이란전쟁,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을 투표 이유로 꼽았다”고 전했다.
광고

이날 접전 지역으로 꼽힌 선거구에서는 예상보다 빠르게 민주당 승리가 확정됐다. 텍사스·캔자스주 등 초경합주로 분류됐던 상원 선거에서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같이 공화당 우세로 꼽혔던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민주당은 투표 종료 약 5시간 만에 상원 과반인 51석을 확보했고, 이튿날 새벽 54석까지 의석을 늘렸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에스에스아르에스(SSRS)가 엔비시, 에이비시(ABC) 등 주요 언론사 의뢰로 실시한 유권자 대상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3%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려고 투표했다고 답했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려 투표했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텃밭에서는 민주당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캔자스주에서 94년 만의 민주당 상원의원 탄생을 지켜본 애덤 해밀턴 후보 개표 행사장의 지지자들은 “유에스에이”(USA)라고 환호하며 미국의 승리를 선언했다. 같은 시각 패배를 받아든 로저 마셜 공화당 후보는 패배 원인에 대해 “아무런 답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엔비시(NBC)는 현장에 모인 마셜 지지자들이 “역사적 이변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이해하려 애쓰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미국 ‘보수의 심장’이라는 텍사스도 희비가 갈렸다. 민주당 후보 제임스 탤러리코는 선거 본부에서 승리를 확정한 직후 “우리는 방금 텍사스를 되찾았다”며 “분열의 정치는 사랑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댈러스의 켄 팩스턴 후보 쪽 개표 행사에서는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며 “안 돼”라는 외침이 나왔고, 개표 방송을 띄워놓은 프로젝터 화면은 꺼져 있었다.
광고
광고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