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남 구했는데 아들 CPR이 날 살렸다”···심정지 딛고 복귀한 소방서장
지난달 11일 운동 중 심정지로 쓰러졌다가 아들의 심폐소생술과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로 회복한 이종옥 김제소방서장(앞)과 아들. 아들은 당시 현장에서 신속하게 가슴압박을 실시해 아버지의 생명을 구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아들에게 가르친 심폐소생술(CPR)이 심정지로 쓰러진 아버지의 생명을 구했다. 평생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해 온 소방서장이 아들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목숨을 건졌다.
전북소방본부는 지난달 운동 중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이종옥 김제소방서장(58)이 아들의 심폐소생술과 119구급대의 응급처치, 병원 치료를 받고 회복해 지난 2일 업무에 복귀했다고 6일 밝혔다.
사고는 지난달 11일 오후 9시쯤 전북 익산시 모현공원에서 발생했다. 아들과 야간에 달리기하던 이 서장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호흡과 맥박이 멈춘 상태였다. 아들은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의료 지도에 따라 가슴압박을 시작했다. 평소 소방관인 아버지에게 배운 심폐소생술을 위급한 순간 실행한 것이다.
신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는 응급처치 과정에서 이 서장의 맥박을 확인했지만, 곧 2차 심정지가 발생했다. 구급대는 제세동 등 전문소생술을 시행했고, 5분 뒤 이 서장의 자발순환이 회복됐다. 원광대병원으로 이송된 이 서장은 관상동맥 중재술과 집중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이 서장은 “평생 소방관으로 근무하며 인명을 구해왔지만, 정작 내 생명을 아들이 지켜줄 줄은 몰랐다”며 “침착하게 대처해 준 아들과 구급대원,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심정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생존 사슬(Chain of Survival)’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목격자의 신속한 신고와 심폐소생술,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의료 지도, 구급대의 전문 응급처치, 병원의 신속한 치료가 차례로 이어졌다.
올해 10월 말 기준 전북지역 병원 전 자발순환회복률은 19.6%다. 심정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응급처치로 스스로 심장 박동을 회복한 비율이다.
진형민 전북소방본부장은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초기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도민들이 위기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천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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