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흔적 묻어올 수도…일본, 사상 첫 ‘화성 위성’ 표본 회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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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탐사에서 소행성 표본 회수 분야를 개척한 일본이 이번엔 위성 표본 회수에 나섰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작사)는 화성의 위성 포보스에서 암석과 흙을 채취해 5년 후 지구로 가져올 탐사선 엠엠엑스(MMX)를 20일 오전 4시31분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우주센터에서 H3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성공할 경우 달을 제외하고는 사상 첫 위성 표본 회수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엠엠엑스는 발사 71분 후 로켓 상단에서 분리돼 화성을 향한 비행을 시작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행성 표본을 가져오는 데 성공한 나라다. 2010년 하야부사 1호가 이토카와 소행성에서 1g 미만의 표본을, 2020년엔 하야부사 2호가 류구 소행성에서 5.4g의 표본을 가져왔다. 미국은 이보다 늦은 2023년 소행성 베누의 표본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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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보스 탐사는 과거 러시아가 1988년과 2011년 세 차례에 걸쳐 시도한 적이 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미 두 차례의 소행성 표본 회수에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어 이번 임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름 22km의 감자 모양 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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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는 포보스와 데이모스 두 위성이 있다. 위성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전쟁의 신 아레스의 두 아들 이름에서 따왔다.
지름이 각각 22km, 12km로 포보스가 좀 더 크지만 지구 위성인 달(반지름 1738㎞)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울퉁불퉁한 감자 모양의 포보스는 약 6000㎞ 떨어진 거리에서 화성을 공전한다. 태양계 위성 중 모행성에 가장 가까운 위성이다. 공전주기가 7시간39분으로 하루에 세 번씩 화성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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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달이 조석마찰력에 의해 매년 3.8㎝씩 멀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포보스는 화성 중력에 이끌려 100년에 1.8m씩 화성 표면에 가까워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5000만~1억년 후에는 포보스가 화성 표면과 충돌하거나 도중에 부서질 것으로 예상한다.
553억엔(약 4700억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자동차 크기의 MMX는 추진, 탐사(착륙), 귀환 3개의 모듈로 이뤄져 있다. 착륙용 다리 4개가 있는 탐사 모듈엔 표본 채취 및 수집 장치 3개와 관측용 과학 장비 11개, 그리고 카메라 2대가 탑재돼 있다.

로봇팔과 가압 가스로 20g 채취 목표
MMX는 2027년 8월 화성에 도착하면 궤도 진입 연소를 통해 포보스 주위의 준위성 궤도(QSO)에 진입하게 된다. 이후 3년 간 화성과 포보스 주위를 비행하며 표본 채취를 포함한 탐사 활동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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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선은 표본 채취에 앞서 프랑스와 독일이 합작해 만든 소형 탐사차 이데픽스(Idefix)를 먼저 내려보내 포보스 지형을 상세하게 분석한다. 포보스의 중력은 지구 중력의 0.1%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약하기 때문에 탐사차가 기울어지거나 튕기지 않고 착륙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진은 “마치 풍선을 착륙시키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고도 40m에서 떨어뜨린 이데픽스가 착륙에 성공하면 약 100일 동안 포보스를 탐사하며 MMX의 착륙 지점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보내온다.
표본 채취를 위한 착륙은 두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로봇 팔로는 땅속 수cm 깊이의 물질을 채취하고, 표면의 물질은 가압 가스를 분사해 용기에 담는다. 2028년 12월 이전에 표본 채취를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한 차례에 10g씩 20g을 수집한 뒤, 2030년 11월 귀환길에 올라 2031년 말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

화성 물질 가져오는 우회로 역할
과학자들은 탐사선이 가져올 표본을 분석하면 포보스 기원의 비밀을 풀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포보스의 기원에 대해선 태양계를 떠돌던 소행성이 화성 중력에 잡혀 위성이 된 것인지(포획 가설), 아니면 소행성이 화성에 충돌한 후 튀어나온 것인지(충돌 가설)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만약 탐사선이 가져올 표본이 화성 물질과 비슷하다면 '충돌 가설'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과학자들은 어쨌든 포보스에는 오랜 세월 화성 충돌구에서 튕겨 나온 파편들이 쌓여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이는 수십억년 전 화성이 어떤 상태의 행성이었는지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화성에 있는 나사의 로봇 탐사차 퍼시비런스는 화성 표본 29개를 수집해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초 나사는 비용 문제로 표본을 지구로 가져오는 계획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따라서 포보스 표본 회수는 화성의 물질을 지구로 가져오는 우회로가 될 수 있다. 운이 더 좋다면 화성 생명체 흔적과 관련한 물질이 묻어올 수도 있다.
표본 회수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연구진은 5년 뒤 사가미하라의 우주과학연구소(ISAS) 내 멸균 실험실에서 진공 상태로 봉인된 포보스 위성의 흙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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